세계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세계 각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주춤할 때부터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국가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경제 침체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 경제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중국 경제 전문가 두 명의 인터뷰를 실어본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앞으로 저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과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너럴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7일 닛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에리언 고문은 중국 정부가 국민 신뢰성을 잃으면서 사회적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많은 이가 시장에 참여하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판단해 국민에게 주식을 보유하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국민에게 주택을 보유하라는 정책을 펼쳤던 것과 아주 비슷하다며 미국 또한 주택 거품이 부풀어 올랐다가 터졌다고 말했다.
에리언 고문은 부동산 버블이 터진 일본보다도 중국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언 고문은 “일본은 금융이나 사회에서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버블이 꺼지고 나서도 버틸 수 있었지만 중국은 부가 축적된 상황이 아니다”며 “중국에서 사회적 불안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중국 중앙은행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부 신뢰도가 떨어져도 은행 신뢰도가 유지돼야 시장이 유동성을 띨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과 미국 경제 위기 상황이 비슷하지만 중국 은행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큰 문제”라며 “리먼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신용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에리언 고문은 경제 위기를 겪을 때 중국 중앙은행이 사태를 제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 모두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에리언 고문은 낮은 정부 신뢰도는 소비를 얼어붙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인은 자국 경제 시스템이 자신과 아이를 지켜주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한다”며 “결국 스스로 자신의 자산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점이 소비 주도 경제로 연착륙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경제적 보장 구조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또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사회보장제도나 노동시장 개혁 등 정부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 위기를 제어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경제가 투자 주도의 두 자리 성장률을 기록하던 경제에서 소비와 서비스에 중점을 경제 구조로 연착륙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침체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경제 개혁 속도가 느린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금리 자유화, 자본 자유화, 재정 구조 개혁 등 개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단기 경제 성장과 장기적인 개혁의 균형을 어떻게 취해야 되는지 주저하고 있어 여러 개혁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제대로 된 국유기업 개혁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개혁 정책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국유 기업이 당에 보고하는 것을 중시하는지 이익 올리는 것을 중시하는지 기업 지배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번째 문제점으로 국유 기업 재편방향이 정책에 나오지 않는 점을 꼽았다. 그는 “국유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과잉 공급 구조지만 이를 어떻게 재편할지 개혁 정책에 나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기업이 효율이 높고, 경제 전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 국유기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 중국 장기 성장에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중국 경제 성장률을 낮게 보고 있다.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밝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실제 경제 성장률은 더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6.9%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높게 만든 것은 아니지만 중국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해 GDP 디플레이터를 직접 계산한 결과 올해 중국 실질 성장률을 5.8%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에리언 수석은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일선을 밑돌면 실제로는 성장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며 “비행기가 ‘실속 속도’를 못 내면 추락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실속 속도를 6%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낙관적으로 봐도 2~3%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