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시정 연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경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 내년 예산안을 설명하고, 국정운영 방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약 42분에 걸친 연설에서 청년고용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린 내년도 예산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활성화 중요성과 연계해 정부가 하반기 중점적으로 추진한 노동개혁 필요성도 강조하면서 관련 법안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과 민생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등도 당부했다. 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대국민 설득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편성한 예산안 방향을 설명하고, 국회 처리를 요구하는 자리인 만큼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였다. 박 대통령은 ‘경제’를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청년’(32회), ‘개혁’(31회), ‘일자리’(27회), ‘국민’(26회), ‘혁신’(20회) 등도 주요하게 다루며 국정운영에 관한 의중을 드러냈다. 이밖에 ‘문화’(18회), ‘예산’(17회), ‘공공’(11회) 등의 단어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막판까지 연설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활성화 정책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인 예산안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직접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박 대통령은 상당 기간 공을 들여 시정연설을 준비했고 효과적 설명을 위해 문구 하나하나에도 만전을 기했다는 청와대 설명이다.

특히 정국 최대 화두로 떠오른 국정 교과서 문제와 관련, 대국민 설득을 할 수 있는 절호 기회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여 원고를 작성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국정교과서 강행을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전념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간절한 요구인데 그런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답이 없었다. 경제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무능에 대해 아무런 반성이나 성찰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노동개혁도 반드시 마무리 지어 달라고 당부했다”며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연설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논평을 내놓고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수출 감소 등 국내외의 어려운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경제 분야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에 역점을 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4대 개혁 등 구조개혁에 역점을 두겠다는 점을 비롯해 창조경제 및 문화융성을 통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수출을 증진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것처럼 국회는 한·중 FTA, 한·베트남 FTA를 조속히 비준하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등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야당 의원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정 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 등의 구호가 적힌 인쇄물을 본회의장 의석 컴퓨터 모니터 뒤에 붙여놓고 침묵시위를 벌여 대통령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르는 것이 약 15분 지연되기도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