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시대 맞은 `MCN`…성공은 글쎄?

쿠티비 서비스 종료 등 양극화 조짐…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시장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동 중이거나 휴식 중에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5~10분 분량 콘텐츠로 모바일·온라인 시청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MCN은 1인 제작자나 독립제작사가 만든 콘텐츠를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공개하고 광고 수익 등을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부 1인 제작자는 매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여 이른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린다. MCN 붐으로 지상파까지 시장에 진출할 정도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MCN 업체가 등장하는 등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티비 서비스 종료 안내문
쿠티비 서비스 종료 안내문

실제로 MCN 방송 플랫폼 쿠티비(KooTV)는 지난달 30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5월 서비스 개시 이후 불과 4개월 만이다. 쿠티비는 안내문에서 ‘경영 악화로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쿠티비는 소속 방송진행자(BJ)가 수개월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CN업계 관계자는 “MCN이 인기를 얻으면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 경쟁력 없이 시장에 뛰어드는 1인 창작자가 늘고 있다”며 “인기 1인 창작자 높은 몸값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실적 부진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MCN 시청 수요가 확대에 따라 지상파, 유료방송,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포털 등 대형 방송 사업자는 속속 MCN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과 온라인에 집중된 시청 수요, 기존 방송 콘텐츠보다 낮은 품질에 따른 시청률 저하 탓에 MCN 사업 철수를 고려하는 사업자도 등장했다. 최근 MCN 서비스를 선보인 한 유료방송사업자는 MCN 서비스 투자를 잠정 보류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MCN 콘텐츠 시청률은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수백개 채널을 볼 수 있는 고정형TV 플랫폼에서 콘텐츠 경쟁력이 낮은 MCN이 고정 시청 수요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내에서 MCN 사업 철수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송사가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MCN 서비스가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한 MCN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기존 방송업계가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방송광고 축소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방송업계는 새로운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 MCN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