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가는 연료 1억분의 1로...혁신적 우주선 엔진 개발

오는 2030년대 중반 화성행 우주선에 사용될 만한 플라즈마엔진 시제품이 개발됐다. 이 엔진은 시속 7만2천km로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줄 전망이다. 이 로켓엔진이 소비하는 연료는 기존의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의 1억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과학자들이 연료탱크하나로 화성까지 거뜬하게 갈 수 있는 홀추진기로 불리는 심우주탐험 우주선용 엔진 시제품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른바 ‘벽없는 홀추진기’(wall-less Hall thruster)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기존화학로켓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화성탐사선 보낸다

이 엔진은 오는 2030년대 중반 발사될 화성탐사선을 기존방식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화성에 보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로켓 엔진은 홀효과를 이용해 동력을 얻고 있어 홀추진기(hall thruster)로 불린다. 현재 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정확한 궤도에 올리기 위해 전통적인 방식의 홀추진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과학자들이 개발한 홀추진기는 이보다 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오는 2030년대 중반 발사될 화성탐사선을 기존 방식보다 훨씬더 효율적으로 화성에 보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홀효과(Hall effect)란 자기장 속 도체에 자기장의 직각방향으로 전류를 흘리면 자기장과 전류 모두에 직각방향으로 기전력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1879년 미국 물리학자 에드윈 홀(Edwin Hall)이 발견했다.)

미항공우주국은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올리기 위해 홀추진기(Hall thruster)로 알려진 이 우주선용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과학자들은 이 방식을 바꾼 혁신적 홀추진기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 추진기는 전통적인 화학로켓에 비해 1억분의 1밖에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화성여행을 보다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나사
미항공우주국은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올리기 위해 홀추진기(Hall thruster)로 알려진 이 우주선용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과학자들은 이 방식을 바꾼 혁신적 홀추진기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 추진기는 전통적인 화학로켓에 비해 1억분의 1밖에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화성여행을 보다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나사

홀추진기는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전기로켓엔진으로서 우주선에 시속 7만2천km의 추진력을 제공한다. (*로켓으로 지구를 벗어나기 위한 이른바 탈출속도는 초속11.2km,시속 4만320km다. 화성에 가있는 큐리오시티를 실은 우주선은 2011년 11월26일에 발사돼 8개월여만인 2012년 8월 6일 화성에 도달했다. 영화화된 소설 마션에 등장하는 화성탐사선 헤르메스호는 플라즈마엔진을 연상시키는 ‘이온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

게다가 이 플라즈마엔진을 단 우주선은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로켓우주선에 비해 1억분의 1에 불과한 연료만 소비한다. 따라서 화성,소행성은 물론 태양계 끝자락까지 탐사하는 우주선을 위한 이상적인 우주선 추진기로 여겨지고 있다.

연구원들은 이같은 연료절약형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우주선 연료적재 공간을 줄이고 임무수행을 위한 더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개발된 홀추진기의 수명이 1만 시간에 불과해 대부분의 우주탐사선용으로는 너무 짧다는 점이다. 화성탐사용 우주선에 이 엔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홀추진기의 가동시간이 5만시간은 돼야 한다.

■홀추진기는 어떻게 작동하나?

기존의 홀추진기는 자기장 및 전기장 속에서 저압 플라즈마 방전을 만들어 내면서 작동한다. (플라즈마는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의 기체다.)

홀추진기로 전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선 추진기 아래쪽 주변에 있는 이른바 ‘홀로 음극’(hollow cathode)을 이용하게 된다.

채널로 불리는 홀추진기 애노드는 전원공급장치에 의해 양극(+)으로 충전된다. 추진기 양극(+)에는 제논이나 크립톤 같은 불활성가스가 추진제(propellents)로 주입된다.

표준형 벽없는 추진기 엔진(왼쪽)과 프랑스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이 새로이 고안한 최적화된 벽없는 우주엔진 추진기.사진=phys.org
표준형 벽없는 추진기 엔진(왼쪽)과 프랑스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이 새로이 고안한 최적화된 벽없는 우주엔진 추진기.사진=phys.org

홀로음극의 전자(-)는 양극(+)을 향해 움직이며, 추진기의 강력한 전자석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기장 쪽으로 향한다.

추진기 쪽의 고성능 자기장은 전자를 잡아 가두며 추진기 아래 쪽 끝부분에 ‘회전하는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추진제 이온은 양극(+) 채널 사이에 형성된 전기장을 지나게 된다.

전자의 고리는 음극을 띠면서 추진기 밖으로 가속되며 이온빔을 만들어 내게 된다.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인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화성에 보내줄 플라즈마엔진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 혁신적 홀추진기는 플라즈마 추진력으로 우주선을 시속 7만2천km로 날 게 해준다. 사진은 홀추진기 시제품의 이온빔. 사진=오를레앙대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인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화성에 보내줄 플라즈마엔진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 혁신적 홀추진기는 플라즈마 추진력으로 우주선을 시속 7만2천km로 날 게 해준다. 사진은 홀추진기 시제품의 이온빔. 사진=오를레앙대

이온이 전자의 구름에 전달하는 힘은 우주선의 추진력을 만들어준다. 이 힘은 자기장으로 전달되고, 다시 추진기의 자기회로로 전달된다.

스테파니 마조프레 CNRS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줄리앙 보돌롱 프랑스 CNRS수석연구원은 “홀추진기의 최대 단점은 방전하는 양극(+) 채널벽 물질이 방전특성, 성능 수준,작동시간까지 결정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엔진의 양극 벽 물질은 2차 전자방전을 하면서 플라즈마 성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현상은 고에너지 이온이 양극(+) 채널벽 표면을 때리고 이차전자의 방출을 유도하는 곳에서 발생한다. 고밀도 에너지이온이 양극 방전(discharge)벽을 때리는 데 따른 부식현상은 추진기의 수명을 줄이는 문제를 일으킨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FNCSR) 연구팀은 홀추진기의 작동 수명을 늘리기 위해 이른바 벽없는 추진기(wall-less thruster) 개발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해에 개발한 벽없는 홀추진기 시제품이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돌롱은 “이 벽없는 추진기는 과학자들에게 이전까지 양극 채널벽 뒤에 숨겨진 플라즈마 지역을 다시 보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으로 시도한 프랑스과학자들의 첫번째 테스트 결과에서 이 벽없는 소규모 추진기의 성능은 낮게 나왔다. 이는 추진기축을 가로지르는 자기장선(magnetic field lines)으로 인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이후 자기장벽을 90도 회전시켜 자기장선과 축을 평행하게 만들어 자기장 선을 주입했고, 시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보돌롱은 “수십년 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홀추진기의 물리학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으며 이 기기 구현 방법은 여전히 시도와 시험에 의존하고 있어 비싼 노력이 든다“고 말했다. 또 “예상 모의 실험 개발에 있어서 힘든 부분은 플라즈마와 벽사이의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벽없는 디자인은 이 미래형 엔진을 만들기 위한 효율적인 해결책이다. 미래의 예상되는 모의실험을 실현 가능하고 신뢰성있게 만들어 줄 효율적인 잠재력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