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그리드 기술·경험이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두바이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에 적용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원전 진출에 이어 한국형 에너지산업의 현재와 미래 모델이 모두 진출하는 인연을 갖게 됐다.
한국전력은 28일(현지시각) UAE 두바이에서 두바이수전력청과 300만달러 규모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한전은 두바이수전력청 주차·차량정비 건물인 ‘그린 가라지(Green Garage)’에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운영시스템 등을 포함한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Smart Grid Station)’을 구축한다.
UAE가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두바이 ‘스마트 시티(Smart City)’ 구축 시범사업의 하나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전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 모델이 UAE 전국에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두바이수전력청은 두바이의 전력과 수도 사업을 담당하는 부처로 국가적 에너지효율 향상과 전력피크 감소를 위해 스마트그리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티’를 2021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한전과는 스마트 시티 외에도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 ESS, 배전자동화 등 스마트그리드 전반에 걸쳐 기술 공유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우리나라 첫 스마트그리드(스마트 시티) 구축사업 해외 수출이자 에너지신산업 중동 진출 의미를 지닌다. 한전은 지난 7월 캐나다 파워스트림에 130억원 규모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수출했고, 지난 10월에는 미국 메릴랜드주와 ‘스마트그리드·에너지 신산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 ‘한전(KEPCO)’ 브랜드가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전은 2020년 약 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쿠웨이트, 괌, 에콰도르 등지에 추가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 주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주요 기술을 확보했으며, 2013년 말 한전 구리남양주지사 사옥에 제주 실증기술을 현장에 적용한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한전 사옥 29곳, 올해 73개소에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을 확대·설치 중이다. 일반 건물 2곳, 공공건물 1곳(수원시청)에도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한전 사옥에 설치된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은 전력피크 감축, 에너지 절약 등 건물 내부 전체 에너지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 두바이 스마트 시티 구축 기본 모델로 적용될 예정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진출 물꼬를 텄다는데 큰 의미를 둔다”며 “북미지역 수출과 협력에 이은 중동지역 스마트그리드 사업 진출로 한국형 에너지 신산업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전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 구성 및 기능
자료: 한국전력
두바이 스마트 시티 개요
자료: 한국전력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