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업계에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는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에 대한 교육, 컨설팅에 기업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B2B를 바탕으로 하는 해외 비즈니스가 기업과 국가 경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B2B는 소비자거래(B2C)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갖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 이에 관련된 분명한 인식과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B2B 비즈니스는 바이어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규모가 크다 보니 혼자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다양한 단계에서 여러 관계자 검토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건은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구매 욕구를 충족하며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거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문가를 양성,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일방적 홍보는 역효과를 낳는다. 해외 전시회가 효과적 방안이라지만 단발성 접근으로 상대 신용을 얻기는 힘들다.
대안은 ‘모던 마케팅’이다. 광고로 대표되는 ‘아웃 바운드 마케팅’은 수명을 다했다.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인 바운드 마케팅’으로 눈에 잘 띄는 게 관건이 됐다. 예산과 인력이 한정된 중소기업에는 시간과 비용 탓에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으나 발품을 팔던 때의 막연함 대신 다른 방안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과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B2B 마케팅 교육은 CRM, 웹사이트 최적화, 구글 분석, 콘텐츠 마케팅, 마케팅 오토메이션, 데이터베이스 정립 등 무궁무진하다. 기존 인 바운드와 아웃 바운드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관건은 실행이다. 놀라운 건 국내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용 PC 제조사 ‘싱커스텍’, 재생 섬유 업체 ‘애수달’이 대표적이다. 자체적으로 모던 마케팅을 도입해 해외 시장을 개척, 성과를 내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도 아직 B2B 개념 정립, 기초 데이터 확보 등 거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문 시스템이 전무한 곳이 많다. 주도권 확보가 B2B 거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시스템 도입, 인재양성은 필수다.
비즈니스 성공 최고 화두로 꼽히는 ‘빅 데이터’는 ‘스몰 데이터 구축’에서 시작된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B2B 거래 구조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는 건 물고기를 제대로 낚을 수 있는 기본 방법을 확보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후에는 보다 많은 물고기를 낚도록 노력하면 된다.
공공기관에서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B2B 교육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최윤정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장은 “연구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에 적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실효성 있는 모형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다양한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모던 마케팅은 혁명이다. 누구나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시대다. 일시적 세일즈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싱커스텍, 애수달과 같은 중소기업 성과는 B2B 마케팅 시스템 구축과 전문 마케터 양성에 대한 진지한 노력 덕분이다. 그리고 이는 B2B 기업에 진지한 노력이 장기간 거래의 성공 방안을 제시함을 알려준다. 보다 많은 기업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성공적인 기반’을 만들기 바란다.
임수지 트라이벌비전 부사장(美 에머슨대 교수)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