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1986년 소형 승용차 ‘엑셀’을 첫 수출한 이후 29년 만에 이룬 금자탑이다.
현대차 미국 판매는 2005년 앨라바마 공장 준공 이후 급속도로 늘어났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과 과감한 생산 현지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계 최대 시장에서 유력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미국 시장 진출은 현대·기아차 브랜드 가치 제고와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 ‘빅5’로 부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자동차 시장 진출 29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성과는 GM, 포드 등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와 글로벌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에서 현대차가 고객들로부터 꾸준하게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1986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승용차 ‘엑셀’을 수출하며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엑셀은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첫 해 16만8882대를 비롯해 1990년 현지 판매 100만대를 넘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차는 현지 진출 13년 만인 1999년 누적 판매 200만대를 달성한 후 2002년 300만대, 2005년 400만대를 돌파하며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앨라바마 공장이 준공된 2005년 이후에는 연평균 6%대 성장을 거듭하며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2007년 500만대, 2009년 600만대, 2011년 700만대, 2013년 800만대, 2014년 9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판매 성장을 기록하고, 2010년부터 매년 연간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도 지난 9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성장한 57만8190대를 판매, 연간 판매 신기록 경신이 확실시 된다.
현대차는 미국 진출 이후 총 15개 차종을 선보였다. 현재는 엑센트, 엘란트라, 벨로스터, 쏘나타, 아제라(그랜저), 제네시스 쿠페, 제네시스, 에쿠스, 투싼, 싼타페 등 전 차급에 걸쳐 11개 차종을 판매한다.
미국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쏘나타’로 1989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이달까지 총 249만8203대가 판매됐다.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6세대 쏘나타(YF)는 2012년 23만605대가 판매돼 미국서 판매된 현대차 중 1년 간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LF)도 월평균 1만4000대 가량 판매되고 있다. 쏘나타에 이어 엘란트라(248만4788대), 엑셀(엑센트 포함, 225만대), 싼타페(맥스크루즈 포함, 124만여대), 투싼(46만여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현대차는 최근 소형차 위주 제품군에서 벗어나 레저용 차량(RV)과 대형 및 고급차 판매 비중을 높였다.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도 커졌다. 2008년 선보인 브랜드 최초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가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아시아 대형 차량으로는 최초로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이 같은 브랜드 혁신으로 2000년 5.0%에 불과했던 RV 및 대형 차 비중은 26.8%까지 상승했다.
정몽구 회장의 지속적인 품질경영과 현지 고객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한 상품성도 밑바탕이 됐다.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파격적인 마케팅 활동과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도 주효했다. 2009년 금융위기로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차량 구매 후 1년 내에 실직 등으로 운행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한 파격적인 보증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또 스포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본고장인 미국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것은 우수한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향후에도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신차를 지속 투입하고, 최고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위상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미국 시장 누적 판매 추이] (단위:만대)
(자료:현대차)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