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김건택 네드비즈 사장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명이다. 낙천적인 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인상 깊은 책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그의 성격답게 읽기 쉽고 재미있는 책 제목이 나왔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책에서 얻는 것은 지식과 정보가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신, 육체적 휴식이 필요할 때 재충전을 하게 하는 도서가 요즘엔 더욱 와 닿습니다.”
김건택 사장은 직함이 바뀌었다. 중견 기업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전문기업 네드비드를 창업했다. 새로운 사업과 대표라는 직함을 갖게 되다보니 전보다 신경 쓸 일이 몇 배는 많아졌다. 여행, 먹거리 관련 가벼운 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예전보다 잦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변에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보니 추천받는 책도 많죠. 이런 책은 보통 제목과 주제가 뭔가 앞서가는 느낌을 주는 듯 해서 휴식을 찾을 때는 오히려 피합니다.”
김 대표는 이럴 때 이 책을 다시 손에 든다.
“여행, 음식을 주제로 다루는 블로그가 많아서 어디를 가고 싶고 무엇을 보고 먹는 것이 좋을 지 참고할 사이트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저한테 휴식을 주는 대표 레퍼런스를 꼽으라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입니다.”
김 사장은 과거 대기업 재직 시절 여수에서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머리가 답답할 당시 이 책을 읽으며 자신도 모르는 속성을 깨달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여행 다니고 싶고, 구경하고 싶고, 그 곳에 얽힌 옛 사연을 알고 싶고, 오가는 길에 맛있는 것 먹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더라고요.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고 보이지 않고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다시 떠오르더라고요.”
김 사장은 일에 몰두하면 누구보다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 평가다. 평소 휴식을 취할 때는 철저하게 쉬고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본인 성격에 딱 맞는 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를 가장 들뜨게 만든 것은 1권. 책을 읽으면 책 뒷장에 완독한 날짜를 적어놓는데 구입한지 채 한달이 안됐다.
김 사장은 “당시 짧은 시간을 쪼개 틈틈이 읽었는데 호흡이 끊어지지 않고 즐거운 마음이 계속 생겨났었다”고 기억했다.
이 책의 한구절인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지금도 잘 써먹고 있는 구절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인터넷과 블로그에서 추천하는 곳이 넘쳐나는 시대에 옛날 책이 웬 말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우리보다 먼저 이 땅에서 삶을 누리신 분들의 스토리가 있다”며 “이러한 이야기가 일에 눌려있는 사람의 생각을 보다 깊게 해주고 여유를 준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