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국제 표준 ‘치(Qi)’ 주관단체인 무선전력컨소시엄(WPC) 정기총회가 이번달 LG전자 주최로 한국에서 열린다. 15와트(W)급 급속 충전, 원거리 충전 등 기술로드맵과 자동차, 주방가전 등 신규 분야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표준 규정을 제정하는 자리다.

WPC는 이번달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정기총회와 무선전력전송 트레이드쇼,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 무선충전기술 활성화 초기인 지난 2012년 한림포스텍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이후 3년만이다. 최근 무선충전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시장 활성화가 이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스마트폰·가전 제조사에 의해 무선충전 시장이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WPC 역시 한국을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평했다.
총회에서는 올해 중순 세부안을 발표한 15W급 급속 무선충전을 내년부터 제품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Qi표준은 5W급 로우파워 중심으로 상용화가 이뤄졌다. 소비자 기대에는 못 미치는 속도다. 삼성전자가 자체 급속충전기술 ‘어댑티드패스트차징’을 적용해 9W급으로 스마트폰 무선충전 속도를 개선했지만 범용으로 쓰이는 Qi표준 제품과는 호환이 어렵다.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시장에서 규제 승인 문제도 논의한다. 최근 무선충전 기술 활성화가 이뤄지면서 각국에서는 Qi와 별도 안전인증 규정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L)이 소용량 무선충전 시험인증 시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12일 열리는 WPC 트레이드쇼 전시회에는 최신 제품과 부품, 테스트 도구 등을 선보인다. Qi와 호환되는 공진방식 무선충전 송수신기와 15W 급속무선충전기, 무선 고전력 주방가전, 자동차용품, 가구 등이다. 세미나에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프리스케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참가해 무선충전 관련 시장동향과 최신 기술 등을 발표한다.
최근 무선충전 업계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자동차, 가전, 가구 등 다양한 무선충전 기술 융합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하는 LG전자도 ‘선이 없는 주방’ 등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 콘셉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