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핵심 장비 공급에 원격관리서비스까지.’
두산중공업이 발전소 핵심 설비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더한 융합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먼 거리에서도 발전소 설비를 관리하는 RMS(Remote Monitoring Service) 기술을 석탄화력 발전소까지 확대하면서 수주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일 RMS 영업 분야를 기존 복합화력에서 석탄화력까지 확장한다고 밝혔다. 신보령화력 등 1GW급 석탄화력 주기기 설비 납품에 이어 플랜트 IT서비스 제공까지 나서면서 석탄화력분야 융합 경쟁력을 높였다.
RMS는 다양하고 복잡한 발전소 설비를 원격으로 실시간 관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발전소 운영에 있어 시공간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예방(검진)과 처방이 가능하다. 발전소에는 보일러, 터빈, 발전기 등 주기기를 포함해 수천㎞에 달하는 케이블과 모터, 밸브 등 수백만 종류 부품이 들어가 있다. RMS는 이들 부품·장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고장이나 작동불량을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동안 RMS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미쓰비시중공업(MHI) 등 글로벌 플랜트 기업이 주도해왔다. 발전소 핵심장치를 설치한 후 고객사 요청에 따라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설비 운영 상태를 감시·관리했다. 지난해 1월 창원 본사에 RMS센터를 설립하고 영업을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이 분야에선 후발주자라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 RMS 석탄화력 영업은 외국계 기업과 차별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외국계 기업은 민간사업자 중심의 복합화력 분야에서 주로 수주실적을 쌓았지만 발전공기업이 운영하는 기저발전소인 석탄화력 실적을 내지는 못했다. 발전공기업은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거니와 국가 중요시설로 외국업체에 설비 관리를 맡기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해왔다.
반면에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당진 화력발전소 5호기에 RMS를 구축해 발전공기업 석탄화력 적용 실적을 확보했다. 그동안 발전공기업과 한국 표준형 석탄화력 설비 개발 등 공동사업을 통해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빛을 발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RMS를 도입해 쓰면 그동안 10일가량 소요됐던 고장후 정비 시간을 조기 징후 포착과 원인 분석, 사전 정지 및 정비 계획 수립으로 2~3일로 줄일 수 있다.
당진 5호기처럼 500㎿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준으로 삼으면 정지기간 7일 감소로 약 100억원가량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는 가치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석탄화력과 해외 개발도상국 발전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개도국은 발전사업을 정부기관이 주도하고 운영이 미숙한 사례가 많아 우리나라 발전공기업 납품 실적을 활용한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RMS는 해외에 있는 발전소 설비 이상유무도 우리나라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엔지니어링 기술과 IT 역량을 융합해 국내외 수주실적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