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방송통신 시장의 초대형 사업자 출현과 동시에 시장 전체에 격변을 초래할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이통사의 케이블TV 인수는 역대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 티브로드 등 방송통신 사업자의 행보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매각이 지지부진한 씨앤앰 경영권 확보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동통신 사업자 1위 SK텔레콤의 케이블TV 1위 CJ헬로비전 인수는 SK그룹과 CJ그룹의 이해관계가 부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CJ헬로비전 인수로 당장 유선 시장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CJ헬로비전 시가 총액이 80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인수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았다.
CJ그룹은 당장 코웨이 인수 비용 충당을 위해 CJ헬로비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뿐만 아니라 유무선 통합 고도화로 유선 플랫폼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이후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방송통신 시장의 격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간 합병으로 IPTV와 케이블TV 등 방송 가입자 규모를 늘릴 수 있게 돼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게 됐다.
CJ헬로비전의 유선 네트워크도 활용 가능한 만큼, 유선 시장에서 영향력도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텔레콤 이동통신과 CJ헬로비전 알뜰폰 등 무선 시장에서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결합상품 경쟁력이 갈수록 강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CJ헬로비전 인수로 결합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경쟁력이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SK텔레콤 경쟁사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연합은 지난 2008년 KT-KTF 합병, 2010년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보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중론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물론이고 티브로드 등 케이블TV가 체감하는 충격이 훨씬 더 크다.
방송통신 거대 사업자 출현으로 케이블TV 플랫폼 자체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씨앤앰 인수를 위한 케이블TV 사업자의 행보가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 이후 tvN 등 CJ E&M을 중심으로 콘텐츠 등 문화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에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 시가 총액이 8000억원 정도이지만, 내재적 가치를 포함해 이같이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CJ헬로비전 매각 가격은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씨앤앰 매각 가격의 준거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례가 없는 이통사의 케이블TV 인수인 만큼, SK텔레콤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정부의 대주주 변경에 대한 허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KT와 LG유플러스,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결합으로 인한 시장 독과점, 경쟁 제한을 이유로 정부에 강도높은 조건을 요구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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