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육성법 나온다

양자암호통신 등 양자(Quantum)산업 활성화를 위한 육성법 도입이 추진된다. 현행 중장기 계획만 가지고는 경쟁국의 급격한 기술발전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국회가 한 것으로 보인다. 육성법이 도입되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양자산업 상용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주 ‘퀀텀(양자) 정보기술 개발 및 산업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다. 오는 5일 서 의원과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이 공동으로 양자암호통신 시연회를 가진 직후 발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3선인 서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장과 디지털포럼 회장을 맡는 등 평소 사이버보안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서상기 의원실 관계자는 “서 의원은 새누리당 핀테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데,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보안이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미국 국회에서 시연할 정도로 국내 양자암호통신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산업 육성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초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조 윌슨 의원, 월터 존스 의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자암호통신 시연회를 개최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과 ‘비복제성’ 원리를 이용해 전송 중인 데이터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통신보안 기술’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선진국에 크게 뒤처졌으나 SK텔레콤 등이 수년 간 지속적인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도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전략’을 마련하면서 힘을 실었다.

이처럼 세계적 기술력을 갖고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내 양자산업은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우리와 달리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지난 8월 중국과학원과 공동으로 양자컴퓨터연구소를 설립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연 1조원를 투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간 2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세계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해 우리나라에서도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김수영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 부장은 “이번 육성법 발의가 양자암호통신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 정부 지원을 통한 양자산업 활성화, 고용창출 등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