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유료방송 구조조정 회오리···케이블TV 위축 전망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하면서 유료방송 업계에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이게 됐다.

[SKT, CJ헬로비전 인수]유료방송 구조조정 회오리···케이블TV 위축 전망

케이블TV 1위 사업자가 경쟁업계로 넘어가면서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씨앤앰을 비롯한 케이블TV 사업자 대상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년간 1453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유료방송 시장을 견인한 케이블TV는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IPTV, 초고속인터넷을 앞세운 이동 통신사를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업계, 구조조정 불가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이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SK브로드밴드는 단숨에 700만가구를 웃도는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에 등극한다. 이는 가입자 수 650만가구로 1위를 달리고 있는 KT를 웃도는 수치다.

미디어 사업을 확대하려는 SK텔레콤과 전통적 방송 시장에서 온라인 중심 방송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려는 CJ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케이블TV 업계는 1위 사업자의 이탈로 구조조정에 가속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의 시장 경쟁력은 약화되는 양상이다. 결합상품을 앞세운 IPTV 공세에 밀려 매월 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보인 초고화질(UHD) 방송 가입자 수는 현재 1만명을 밑돌고 있다. 권역으로 나뉜 케이블TV 사업 특성 상 전국을 대상으로 마케팅 홍보 전략을 펼치기도 어렵다. 전체 가입자 수 가운데 디지털 전환률은 50% 수준에 불과해 줄어드는 수신료 수입을 만회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 보급도 어려운 처지다.

반면에 IPTV는 매월 5만명 이상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며 순항하고 있다. 양방향 기반 IPTV로 주문형비디오 등 부가 서비스 매출까지 확보하며 케이블TV와의 전체 가입자 수 격차를 불과 300만명으로 줄였다. SK브로드밴드가 향후 CJ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로 전환하게 되면 IPTV가 케이블TV를 넘어서게 된다.

이번 M&A로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씨앤앰이 재조명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을 흡수한 SK브로드밴드가 KT와 유료방송 2강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유지·확대하기 위해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가 인수 의향을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등 씨앤앰 대주주는 내년 7월 만기로 인수 금융을 받았다. 만기 시일이 다가올수록 현재 2조원으로 추산되는 씨앤앰 인수 금액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씨앤앰은 지방보다 안정적으로 주문형비디오 등 부가 서비스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서울·경기 지역에 가입자 230만가구를 보유하고 있다.

◇총알 확보한 CJ그룹. 콘텐츠·온라인에 집중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가로 1조5000억~2조원 가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 자금을 CJ E&M의 방송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과 온라인 방송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형 TV 중심 시청행태가 모바일로 무게를 옮기면서 N스크린 서비스, 포털이 제공하는 방송 서비스 소비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이 운영한 N스크린 서비스 ‘티빙’ 사업권을 CJ E&M에 이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M은 지난 2분기 매출 2992억원, 영업이익 177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꽃보다할배’ ‘삼시세끼’ 등 자체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TV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CJ E&M은 3분기 웹 예능 콘텐츠 ‘신서유기’를 앞세워 포털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공략에도 나섰다.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급된 신서유기는 수익분기점으로 알려진 조회 수 2000만건을 갑절 이상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향후 영상광고, 간접광고(PPL), 국내외 판권 판매 등을 추진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CJ그룹이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CJ E&M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자체 콘텐츠를 티빙에서만 공급하는 형태로 N스크린 서비스 사업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