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모바일 중심에서 노트북 PC 등으로 확대한다. 기존 노트북 PC에 적용되는 크롬 운용체계(OS)를 향후 안드로이드로 통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오는 2017년 통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개발자를 인용해 구글이 통합 OS를 개발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통합 버전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구글 레퍼런스 신제품에 포함된 ‘픽셀C’ 태블릿이 향후 통합 전략을 암시하는 제품이라고 해석한다. 픽셀C는 구글 픽셀 제품 시리즈 중 처음으로 안드로이드를 적용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통합하려는 이유는 막강한 안드로이드 영향력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은 올해 총 790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구글이 공개한 올해 안드로이드 사용자수는 14억명으로 월등히 많다.
회사는 안드로이드 경쟁력을 앞세워 노트북 등 전통적인 컴퓨팅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에서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앱을 그대로 노트북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윈도10을 출시하며 공개한 통합 전략과 비슷하다.
점차 모바일로 중심이 이동하는 사용 환경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PC 광고가 줄고 모바일 광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강점을 살릴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이 사용자를 더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기회를 주고 있다”며 “사실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데스크톱 환경보다 더 좋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 중심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해 집중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OS 통합 전략이 알려지자 크롬 OS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히로시 록하이머 안드로이드·크롬 OS 담당 구글 수석부사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크롬북은 큰 추진력이 있고 우리는 크롬 OS에 매우 전념하고 있다”며 “자신도 최근 아이를 위해 크롬북 두 대를 샀다”고 올렸다.
더버지는 크롬 OS 개발이 상당 기간 유지되더라도 내년부터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구글 컴퓨팅 전략이 전보다 강화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