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기기 R&D 신규과제 30% 이상 미래 유망 분야 투자

정부, 의료기기 R&D 신규과제 30% 이상 미래 유망 분야 투자

정부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신규 과제 30% 이상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진단 과제 등 미래 유망 분야에 투자한다. 2020년까지 의료기기 펀드를 500억원으로 확대해 의료기기 산업을 키운다.

정부는 3일 산업통상자원부·미래창조과학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안전처가 공동 수립한 미래 유망의료기기 개발·사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개발·시장진입·판로확대·인프라지원 등 수출 전 주기 지원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의료기기 R&D 신규 과제 30% 이상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진단·치료기기, 생체 대체 소재, 헬스케어 앱 등 유망 분야에 투자한다. 종전에는 미래 유망 분야를 정하지 않았다.

R&D는 수요와 연계하는 사업화를 최우선으로 한다. 실수요자를 확대하고자 ‘병원 의료기기 개발 자회사’에서 R&D를 추진한다. 병원이 가진 풍부한 임상경험을 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병원 신뢰도와 인지도를 수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간 국내 병원은 우수한 의료진 역량이 의료기기 분야에는 활용되지 않았다. 과중한 진료 업무로 인해 R&D 참여가 어려웠다. 의료기기 자회사가 설립되면 의사 개인이 아닌 별도 연구조직으로 운영된다. 체계적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정부는 병원이 주도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는 과제에 의료기기 자회사 설립을 요건화한다. 대학병원·특수법인·의료법인 등 병원 구조에 따라 현행법 내에서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다. 문승욱 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은 “연구목적 자회사기 때문에 창출 수익을 R&D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억원인 의료기기 펀드를 2020년 500억원 이상 확대한다. 같은 기간 의료기기 전문 인력 특성화대학원을 2곳에서 6곳으로 확충한다.

미래 유망 의료기기 산업을 활성화해 2020년까지 국내 시장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을 38%에서 45%로 높이는 게 정부 목표다. 의료기기 수출기업은 800여개에서 1000여개로 늘린다. 궁극적으로 세계 11위권인 의료기기 산업을 7위권으로 끌어올린다.

의료기기 업계는 정부 지원책을 반기면서도 민간 중심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설계부터 임상·상품화까지 많은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이어서 정부 주도로는 한계가 있다”며 “병원이 자회사 설립뿐 아니라 의료기기 중소·벤처에 투자해 상호 협력·발전하는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융합제품 개발 시 현행법과 상충하는 때가 많다”며 “이해관계가 다른 각 부처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