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화두다. IoT는 미래 ICT 생태계를 형성할 만물지능인터넷의 핵심 요소다.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ISP, CATV, IPTV 등 미디어 사업자도 IoT로 만물지능인터넷 세상에 이제 막 발을 들여 넣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 외에 웨어러블 단말, M2M 단말 등 확대와 더불어 과거 사람과 사람 사이 통신이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 간으로 확대되며 미디어를 포함한 정보통신 소비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만물지능인터넷은 미래 사회를 구석구석 연결하는 초연결사회의 가치창조 인프라로서 국민건강을 보장하고, 범죄 예방이 가능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것이다. 또 감성 기반 소셜 네트워크 발전 등을 통한 이질문화의 교류 및 포용, 국민감정 교류 그리고 현실과 가상공간에서 경제 활동의 장을 제공하는 혁신적 생태계가 될 것이다.
만물지능인터넷 세상에서는 내게 필요한 모든 사물이 항상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중요한 것은 셀 수 없이 연결된 정보를 바탕으로 개개인이 언제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필요한 정보를 처리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누군가가, 인간이든 컴퓨터든, 도움을 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개인 ‘욕구’가 아니라 ‘욕망’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는 애플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가 새로운 미래 서비스 단초를 보여 주고 있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기기와 인터페이스가 지금까지 주로 마우스와 터치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음성으로 대화하듯이 필요한 내용을 말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아직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항상 되돌려 주지는 못한다. 사람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의도를 파악하는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산재해 있다. 특히 인지 융합적 체계 종합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인 KFX 개발 사업에서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뉴스를 많이 접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으나 기술에는 국적이 있다”는 말은 과학기술자에게는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 세상 어느 누가 수많은 인력과 돈을 쏟아부어 개발한 기술을 상응하는 대가 없이 내어 주겠는가. 그나마 핵심기술 대부분을 십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개발해 오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과학기술자의 미래를 보는 혜안도 중요하지만 성과로서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종합하는 시스템워크에 사회적 측면 이해도 중요하다.
과학 기술개발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과학적 환원주의의 맹점이다. 논리적으로는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될 수 있으나 단지 필요한 모든 것을 부분으로 해체해 이해하고 재생할 수 있다고 해서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사회에 대한 체계적이고 큰 틀의 사고가 필요하다. 특히 만물지능인터넷에 의해 초래될 사회·경제적 변화는 과거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사회·경제적 환경을 만들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2030년경이면 모든 산업과 네트워킹 그리고 SoC 인프라가 만물지능인터넷 보급에 따라 사회를 혁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에 100억명 스마트폰 가입자, 1000억개 지능형 단말, 조 단위 센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5G 이동통신과 광인터넷에 의한 유무선 초광대역 네트워킹, 스마트센서 네트워킹,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인지 융합 등 기술적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미래 초연결 사회에 필수인 가치창조 인프라로서 만물지능인터넷을 제대로 구축하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ahnc@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