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달 ‘포보스’가 쪼개진다...왜?

“화성이 자신의 달 포보스를 파괴하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화성이 자신이 거느린 두 개의 달 가운데 큰 달 포보스를 파괴하고 있다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비행연구센터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달을 거느리고 있다. 화성의 달 포보스의 반지름은 11.04km로서 달의 150분의 1에 불과하다. 화성으로부터 5,994km 떨어져 있고 약 8시간마다 화성을 한바퀴씩 돈다. 사진=나사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달을 거느리고 있다. 화성의 달 포보스의 반지름은 11.04km로서 달의 150분의 1에 불과하다. 화성으로부터 5,994km 떨어져 있고 약 8시간마다 화성을 한바퀴씩 돈다. 사진=나사

이에 따르면 포보스의 지표면에 보이는 홈은 화성의 중력이 이 달을 쪼개고 있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 “포보스 표면의 홈은 화성의 조석의 힘에 의해 생겼다”

1970년대 과학자들은 당시 발견된 이 홈이 거대한 충격에 의해 남겨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들은 이들 홈이 화성의 중력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은 최초의 흔적이라고 믿고 있다.

과학자들은 홈이 파진 곳의 위치가 화성의 조력의 스트레스를 받는 지역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포보스가 결국 화성의 중력에 의해 끌어 당겨져 궤도가 줄어들고, 천천히 쪼개져 수백만 년 안에 부서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화성의 중력은 포보스가 화성에 충돌하기 전에 화성을 쪼개 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에 매리너9호와 바이킹같은 화성궤도탐사선 전송사진을 통해 포보스 지표면에 가로 100~200미터, 길이 10~30미터에 달하는 평행한 홈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들은 포보스의 지표면에 있는 갈라진 틈들이 거대한 충격, 또는 우주에서 날아온 파편들에 부딪쳐 생겨난 것으로 추정했다.

화성의 달 포보스의 표면에는 우주에서 날아온 파편으로 인한 충격으로 여겨진 홈이 있다. 하지만 고다드 연구소 과학자들은 이것이 화성의 조력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2008년 3월 화성정찰궤도탐사선이 촬영했다. 사진=나사
화성의 달 포보스의 표면에는 우주에서 날아온 파편으로 인한 충격으로 여겨진 홈이 있다. 하지만 고다드 연구소 과학자들은 이것이 화성의 조력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2008년 3월 화성정찰궤도탐사선이 촬영했다. 사진=나사

하지만 지난 2008년 마스익스프레스(Mars Express)우주선은 포보스의 내부에는 자갈이 있고 50~100미터 두께의 먼지 층이 그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오자미(beanbag) 형태의 천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는 포보스 지표면의 홈들이 거대한 우주파편들의 충격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화성의 조석력 영향권과 홈의 흔적이 일치

테리 허퍼드 고다드비행연구센터 연구원은 컴퓨터모델을 이용해 화성의 조석력(tidal forces) 이 포보스에 미치는 힘을 계산했다.

그의 연구팀은 “우리는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는 포보스의 표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영향권을 계산했고, 이 위성 표면에 조석력에 의한 최초의 파괴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였다”고 연구결과에 썼다.

포보스 지표면에 나타나는 뚜렷한 홈들은 대부분 컴퓨터로 계산된 스트레스방향과 높은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포보스 지표면 흔적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지역과 나란히 생겨났다는 의미다.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달을 거느리고 있다. 사진=나사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달을 거느리고 있다. 사진=나사

미국지리학회에 이 결과를 제출할 계획인 허포드박사는 “이 홈은 포보스가 쪼개지고 있는 최초의 흔적이다”라고 말했다.

허포드박사는 연구결과를 통해 “포보스 지표면에 우리의 모델을 적용한 결과 이 천체의 내부에는 거의 힘이 없는 자갈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 달의 외부가 유연한 먼지층으로 단단히 결합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이 외부 먼지층은 탄력성있게 움직인다. 또한 중력에 의한 인장파괴(tensile failure, 引張破壞)를 가져오는 엄청난 수준의 조석력에 의한 스트레스가 나타날 수 있다. (인장파괴는 수직 장력에 의해 잘리는 파괴로서 재질이 여린 것이 파괴될 때 잘린 단면이 가루모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갈라진 틈은 점점 더 커진다. 화성으로부터 오는 조석의 힘이 점점더 세지면서 포보스의 형태를 파괴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포보스는 활성이면서 진화하는 지표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좀더 탐구해볼 가치가 있는 놀라운 연구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발견결과가 우리태양계에 있는 또다른 위성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목성의 달 가운데 하나인 트리톤은 지질학적으로 활성을 가지고 있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달 가운데 하나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극적인 화성과 그 위성에 대해 말해주고 있긴 하지만 포보스는 화성에 충돌하거나 쪼개지기 전에 수백만 년 더 존재하게 될 전망이다.

■포보스, 100년에 1미터씩 화성으로 다가간다

화성이 거느린 2개의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1877년 처음 발견됐다.

포보스는 화성이 거느린 두 개의 달 가운데 더 크고 더 가까이 있다. 화성과 5,994km떨어져 있다.

아폴로 11호는 지구에서 달까지 38만5천km를 사흘만에 갔다. 화성에서 이 우주선으로 포보스를 간다면 1시간 만에, 데이모스에는 2시간 만에 도달할 정도로 가깝다.

얼핏 모과 형태로 생긴 포보스는 평균 반지름이 11km이며 데이모스보다 7배는 넓다.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지구의 달, 화성의 달 포보스, 화성의 달 데이모스의 크기를 나란히 비교한 일러스트. 사진=나사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지구의 달, 화성의 달 포보스, 화성의 달 데이모스의 크기를 나란히 비교한 일러스트. 사진=나사
화성의 달 데이모스는 포보스의 절반 크기이며, 지구의 달의 280분의 1 크기다. 사진=나사
화성의 달 데이모스는 포보스의 절반 크기이며, 지구의 달의 280분의 1 크기다. 사진=나사

포보스는 화성에서 약 6,000km 떨어져 있고 행성의 달가운데 가장 가까운 궤도를 가지고 있다.

포보스는 화성과 너무나 가까이 있어 화성이 자전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돌 정도다. 화성을 7시간 39분 만에 한바퀴씩 돈다.

조석의 힘에 따라 포보스는 100년에 1미터씩 화성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5천만년 후에는 화성과 충돌하거나, 부서진후 화성의 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성의 달 포보스에서 드러나는 신비에 싸인 홈은 충격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들은 이것이 포보스에 충격을 준 최초의 흔적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