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실 공조 시뮬레이션으로 연간 1억원 규모 에너지 비용절감 사례가 등장했다. 제조 시뮬레이션 기법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한 성과다. 전산실 설계부터 전력 효율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가 업계 이목을 모은다.
기상청은 지난해 8월 슈퍼컴퓨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산실 내부 공조 상태를 확인·예측했다. 최근 슈퍼컴퓨터 4호기를 설치·운영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슈퍼컴퓨터 제조사 크레이와 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CAE) 기업 알테어와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알테어 주력인 제조 시뮬레이션을 전산실 공조 분석에 활용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 도입 운영하는 데 전산실 환경을 예측해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전산실 시뮬레이션 대비 정교한 시나리오 결과값을 얻는다면 기상청이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데 전력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조 해석은 전산실 내부공기 유동 상태와 열섬현상 발생 여부, 냉각 장치인 항온항습기 운영에 따른 영향도 분석으로 진행했다. 기존 시뮬레이션은 전산실 면적과 공조기 위치 적용 후 보편적 에너지 효율을 계산하는 데 그쳤다. 기상청과 알테어는 전산실 바닥타일 개폐 여부와 공조기 운영상태까지 따져 최적 전력효율 지점을 찾았다.
슈퍼컴퓨터센터 전산실은 장비가 배치된 상층 공간과 공기 출입을 원활하게 하는 하층 통로 구간이 있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4호기 도입 후 전산실과 하층 통로 사이에 더 많은 공기가 드나들도록 개방형 타일 배치 계획을 세웠다. 알테어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실제 측정과 비교한 후 계획을 확정했다.
컴퓨터 발열을 효율적인 냉방으로 막는 방법도 고안했다. 각각 전산실에서 가동하는 항온항습기 전력 소모량 감소를 위해 일정 개수 항온항습기를 끄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장비 냉각에 영향을 미치는 항온항습기 위치를 분석했다. 각각 기기를 중단시키면서 전산실에서 필요한 최소 운영 숫자를 파악했다. 일부 장비 주변부 공기 온도를 추가적으로 내릴 경우를 가정해 특정 항온항습기 위치도 예측했다. 실제 적용하기 힘든 상황을 가상 시나리오로 예측해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경희 한국알테어 수석연구원은 “슈퍼컴퓨터에 대한 전력 감축이라는 기상청의 확고한 목표의식이 새롭게 시도한 시뮬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알테어는 이번 시뮬레이션으로 슈퍼컴퓨터 및 전산실 시스템 컨설팅으로 시장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