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클러스터, 산업을 넘어 세계 경제 주축으로... TCI 총회 대구서 개막

전 세계 클러스터가 산업 주체의 협력 매개체로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산업을 넘어 경제 큰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클러스터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전 세계 석학도 클러스터 성공 요인 진단에 나섰다.

4일 대구 엑스코에서 막을 연 ‘18회 세계 클러스터 경쟁력 총회’에서는 세계 석학과 정책 입안자 900여명이 참석해 클러스터 정책을 분석하고 클러스터 기반 경제 발전 정책을 논의했다.

18회 세계 클러스터 경쟁력 총회에서 산업부 황규연 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18회 세계 클러스터 경쟁력 총회에서 산업부 황규연 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세계 클러스터 경쟁력 총회는 글로벌 클러스터 네트워크인 ‘TCI네트워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했다.

크리스티안 케텔스 TCI네트워크 회장(하버드대 교수)은 “지식 집적도를 높이고 교류와 소통 비용은 줄이면서 기술 변화를 가속화하는 핵심이 바로 클러스터”라며 “정부 주도냐 시장 주도냐 하는 차이점은 다소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클러스터는 현대 경제의 매우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그는 전 세계 클러스터 사례를 분석해 세 가지 특징을 찾아냈다. 임금·생산성·고용이 향상됐다는 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의 생존율이 높았으며, 기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클러스터로 전환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총회에서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크리스티안 케텔스 TCI네트워크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등 주최자들이 클러스터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경쟁력 총회에서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크리스티안 케텔스 TCI네트워크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등 주최자들이 클러스터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케텔스 회장은 기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클러스터 결속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산학연 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까지 결합된 협력이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클러스터 기반 경제 발전 정책은 어떻게 협력을 조직하는지에 달려있다며, 환경·조직·실행력을 통해 클러스터를 성공시켜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광범위한 정책적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며, 클러스터를 기획하고 민간을 지원해주는 거버넌스 조직이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운영 전략을 구사하는 실행력, 이 세 가지가 클러스터 3대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기반 협력을 넘어서 더 큰 차원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귄터 호르제츠키 독일 NRW주 경제·에너지 산업부 차관은 보다 넓은 범위의 클러스터를 강조했다. 그는 독일에서 가장 큰 물류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120개 기업과 11개 연구·교육 기관이 협력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600명 이상 과학·기술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복잡한 도시 물류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 분야 자원까지 과감하게 결집시킨 것이 특징이다.

호르제츠키 차관은 “NRW주는 독일 경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주 내 가치사슬로 만족하지 않는다”며 “우리 섹터뿐만 아니라 과학 경제를 아우르는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혁신일수록 단독으로 일어난 사례는 없다”며 “클러스터는 기업을 가치 사슬로 연결시킴으로써 우리 경제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