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 개인(P2P) 대출에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은행의 높은 문턱을 벗어나 적은 부담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확산일로다. P2P 투자는 수십명 대출자를 묶어 투자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핀테크 기반 P2P 금융기업 렌딧은 올해 초 창업 이후 매달 대출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은행통합형 P2P금융 전문업체 피플펀드는 지난달 사흘 만에 9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모았다. 개인 대출을 연결해주는 8퍼센트는 지금까지 1500명의 개인 투자자를 모집했다.
시장과 스타트업이 확대하고 있지만 금융규제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사업 자체는 혁신을 표방하면서 관련 규제와 감독체계는 과거에 얽매여 있다. 1950년에 만들어진 은행법은 여전히 전통은행에 맞춰져 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비해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기본 골격은 그대로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핀테크 기업이 급성장 중이지만 우리는 지금도 첫발을 떼기가 힘들다. 미국과 중국은 규제를 신경 쓰지 않고 시작한 스타트업이 덩치가 커지면 규제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나선다. 먼저 규제를 만들어 시장을 통제하려는 우리나라와 너무 다르다. 미국의 규제시스템은 커다란 목장에 양떼를 풀어 놓고 울타리를 쳐놓는 방목형 시스템이다.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채찍은 가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도 숨은 규제 460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금융회사 손발은 여전히 규제로 묶여 있다. 은행권만 바라보고 핀테크 시장에 진출하려는 IT기업이 사업을 손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다. 신규시장 길목은 정부가 터줘야 한다.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지, 나아가 확산을 저해하는 규제라도 있는지 살뜰히 살피고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