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멀티미디어 디바이스 제조 및 게임개발 업계가 가상현실(VR)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게임에 가상현실 기술을 입혀 시장에 새로 내놓거나 아예 신작 게임을 가상현실용으로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오큘러스 등은 가상현실 지원 하드웨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확산에 나섰다. 소니는 가상현실 기술을 앞세워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부활을 노린다. 가상현실 분야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가상현실 관련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20년 1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명실상부한 블루오션이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황금 시장이다. 정보기술(IT) 강국 면모를 뽐내며 디지털기기와 콘텐츠 분야에서 강자로 부상한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빅 마켓이다.
관련 부처도 가상현실 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전체 게임산업 지원 예산 443억원 가운데 42억원을 융·복합 콘텐츠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문화부가 융·복합 게임 콘텐츠 예산을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액을 가상현실 산업육성에 투입한다.
미래창조과학부도 힘을 실었다. 미래부는 올해 94억원이던 가상현실 분야 디지털 콘텐츠 예산을 내년도에 122억원으로 늘렸다. 과거 PC에서 스마트기기로 이동한 콘텐츠 플랫폼 환경이 향후 가상현실로 이전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일부 공연물이나 게임 등에 시험적으로 적용되던 가상현실은 지금 국방, 테마파크, 의료, 상거래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 확대는 기정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흐름을 발 빠르게 읽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업계와 원천기술 확보 및 생태계 구축에 예산을 투입하는 유관 부처가 힘을 합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분위기가 좋다. 문화부와 미래부의 이번 결정이 관련 업계의 창작 의욕을 샘솟게 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