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 중심 경제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중국 소비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신흥도시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은 여전히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중국은 인구와 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크게 1~4선 도시로 나뉜다. 1선은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톈진 등 소비규모가 가장 큰 대도시, 2선은 선전, 항저우, 난징, 칭다오 등 충분한 소비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21개 도시, 3선은 하얼빈, 창춘, 타이위안, 난창 등 경제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57개 도시, 4선은 경제발전 수준이 가장 낮은 총 203개 도시가 이에 해당된다.
내가 아는 중국인이 “중국은 세 개 이상 나라가 합쳐져 있다”고 말할 정도로 중국 대륙 규모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중 소비규모와 성장력이 모두 높은 ‘포스트 도시’, 소비규모는 뒤처지지만 고성장력을 가진 ‘성장도시’, 소비규모는 압도적이지만 성장은 둔화하고 있는 ‘성숙도시’ 이 세 가지 유형의 도시를 유망 마케팅 도시군으로 간주하고 있다.
작년 12월 발간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중국 신흥도시의 소비시장 특성과 기업의 진출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비규모와 성장력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도시에 충칭, 어얼둬쓰, 청두, 창사, 다칭, 시안, 정저우, 난퉁, 자싱, 허페이가 꼽혔다고 한다. 이들 10개 도시는 모두 2~3선에 해당되는 곳으로 최근 중국의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흥도시들이다.
신흥도시 특징은 전반적으로 1선 도시보다 유소년(0~14세) 인구 비중이 높고, 노인(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낮은 모습을 보인다. 소비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재는 식품, 생활용품, 의류〃패션이다. 제품 구매경로는 온라인을 가장 애용한다. 온라인 구매는 대부분 ‘시간〃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한국제품 인식으로는 ‘매우 좋다’ ‘좋다’는 긍정적 답변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한국제품 구매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10개 도시에서 70% 이상 소비자가 ‘있다’고 답했으며 허페이, 정저우, 시안이 한국제품 구매경험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한국제품 구매 결정요인으로는 모든 도시에서 ‘품질’에 이어 ‘디자인’을 꼽았다. 향후 한국제품 구매의사 관련 모든 도시에서 ‘구매의사가 있다’는 긍정적 답변이 절반을 자치했다.
신흥도시가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각광받게 된 배경에는 중국 소비확대 정책이 중심에 있다. 중국이 2010년부터 실시한 소비확대 정책은 소득격차, 사회보장제도, 주거비, 교육비 등과 같은 소비제약요소를 완화해 국민 소비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정책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중국 신흥도시 소비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주로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1선 대도시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외자기업도 현재 경쟁적으로 신흥도시로 몰려드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 기업 중국 내수 소비시장 진출은 여전히 대도시, 연해지역에 집중돼 있다. 현지 시장 정보 부족, 유통망 결핍, 브랜드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인해 많은 국내 기업이 중국 내수 소비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도시별 특성을 잘 파악해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먼저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황금의 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부사장 jessica9698@163.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