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상호반응형 콘텐츠 업체 투자… 콘텐츠 미래기술 확보전

삼성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폭을 늘리고 있다. 삼성벤처투자가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를 서비스로 실현하고 있다. 하드웨어(HW)와 함께 소프트웨어(SW)에서도 경쟁력을 잇겠다는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벤처투자가 투자한 상호반응형 콘텐츠 플랫폼 업체 `인터루드` 로고
삼성벤처투자가 투자한 상호반응형 콘텐츠 플랫폼 업체 `인터루드` 로고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미국 콘텐츠 플랫폼 업체 ‘인터루드(Interrude)’에 투자했다. 인터루드는 실시간 상호반응형 비디오 기술을 개발·보유한 기업이다. 이스라엘 음악가 요니 블로흐가 2010년 창업했다.

인터루드 기술은 시청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어 양방향(인터랙티브) ‘맞춤 콘텐츠 구현’으로 각광받고 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인터루드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 스마트TV 등 적용 가능성은 크다.

인터루드가 올해 기술을 접목한 칼리 레이 젭슨의 노래 `Run away with me` 뮤직비디오.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진=인터루드 홈페이지 캡처>
인터루드가 올해 기술을 접목한 칼리 레이 젭슨의 노래 `Run away with me` 뮤직비디오.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진=인터루드 홈페이지 캡처>

시청자 몰입도 향상도 주목받는다. 인터루드에 따르면 상호반응형 비디오 콘텐츠의 시청자 도달률은 70~90%로 나타났다. 단방향 콘텐츠 2%보다 높은 수치로 공유와 시청 횟수도 각각 8배, 3배씩 월등했다. 모든 가입자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무료 개방하면서 유니버설, 소니, 월트디즈니 등과 협업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콘텐츠 확보 행보를 보였다. 과거 삼성영상사업단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HW 경쟁력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특정 콘텐츠에 투자하기보다 미래기술 확보, HW와 시너지 실현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주킨미디어’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주킨은 사용자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을 미디어 사업자에 대신 유통, 저작권 수입을 대행한다. 삼성은 주킨이 확보한 글로벌 콘텐츠 유통 노하우를 높게 평가했다.

‘밀크’는 삼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밀크비디오를 이달 정리하는 대신 밀크뮤직,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용 밀크VR로 재편한다. 올해 출시한 무선360오디오에 디저, 튠인 등 해외는 물론 멜론, 벅스의 국내 스트리밍 음원을 공급하는 등 콘텐츠를 HW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활동은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 확보 노력이기도 하다.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일련의 투자가 사업화를 염두에 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러려고 (투자)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 행보를 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이 올해 투자한 두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


삼성이 올해 투자한 두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