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통합 밴(VAN) 운영사 선정 ‘담합’의혹...진위 놓고 갈등

농협 유통업무 중소형가맹점 통합 밴(VAN)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과 주유소, NH은행 지점 내 신토불이 매장 밴 사업권을 두고 신규로 입찰에 참여한 일부 밴사가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하나로유통은 유통업무 중소가맹점 통합 운영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다.

지역 농축협 하나로마트 매장은 물론이고 소속 주유소와 자재업무 매장, 직영점 등에 밴업무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농협 고유 전문을 이용한 신용카드 승인 처리 △삼성페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필수 승인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결식아동카드 승인 처리 △IC우선 거래 등 농협 유통부문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농협은 과거 5개 밴사와 계약을 맺고 밴업무를 지속해왔지만, 최근 밴 리베이트 근절 지침이 발표되면서 신규 밴사 입찰을 공고했다.

문제는 신규 밴 사업자가 아예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엉터리 규정을 입찰 내용에 포함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밴 업계 관계자는 “입찰 관련 제안 설명회를 지난 5일에 개최하고 제안서 접수 12일 마감, 낙찰 발표 13일, 서비스 실제 운영일을 15일로 규정했다”며 “사업자 선정 결과 이 후 이틀만에 서비스를 연결해야 하는데 기존 밴사 아니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선정 후 별도 개발기간 등의 고지 없이 이틀만에 서비스를 하겠다고 한 것. 이는 기존에 운영해온 5개 밴사 외에는 사실상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입찰에 참여한 일부 밴사는 농협이 이미 계약한 기존 밴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엉터리 입찰 심사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농협이 발표한 일정은 기존에 인프라를 운영 중인 밴사만이 서비스할 수밖에 없는 일정”이라며 “입찰은 명분에 불과하고 일각에서는 기존 밴사가 밴 리베이트가 금지되자 다른 형태로 커넥션을 형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협과 거래 중인 밴사와 하나로유통 등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나로 유통 관계자는 “설명회 때 전산 시스템이 구현되지 않은 밴사에게 개발이 완료되는 데로 밴 거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일종의 분산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이라며 “평가위원을 통해 객관적으로 심사를 했고 이후 서비스하려는 밴사에게 거래를 보존해준다는 명분에 합의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과 거래 중인 밴사 관계자도 “농협이 전산 개발 이후에 서비스를 보존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친 상황에서 신규 진입 밴사가 갑자기 수익창출을 위해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통합 밴 주요 업무(자료:농협 하나로유통 입찰제안서)>


농협 통합 밴 주요 업무(자료:농협 하나로유통 입찰제안서)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