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임박...SKT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가 핵심

2014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2014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마무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통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맞물리면서 어느 해보다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지난 4월 평가가 시작된 이후 약 8개월만이다. 외부 공표 일정은 미정이다. 통상 다음 해 1월에 하지만 올해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최종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시점 때문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게 지난 2일이다. 이사회 결정이 난 뒤 인가신청서를 접수하기까지 한 달이 주어진다. 다음 달 초에는 접수를 마쳐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경쟁상황평가 결과도 나올 예정이다. 인가를 심사하기 위해서는 통신시장 전반에 사전조사가 필수인데, 여기에 경쟁상황평가가 중요하게 인용될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 예상이다. 그만큼 평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다.

한 통신사 임원은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는 1년에 한 번 정부가 실시하는 공식 조사”라며 “인수합병(M&A) 건을 심사하는 모든 정책당국이 필수적으로 참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는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자로 구성됐다. 1999년 처음 시작했다. 전기통신사업법 34조 ‘경쟁의 촉진’에 근거를 뒀다. 평가가 필요한 이유는 통신산업이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기 때문이다. 사전규제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사업자를 얼마만큼 규제해야 하는지 조사하는 게 평가 목적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규제 대상과 강도가 정해져 해당 사업자로서는 그야말로 생사가 걸렸다. 정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지정하고 규제를 시행한다. 유선통신에선 KT, 무선통신에선 SK텔레콤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다. 수십 가지 평가항목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평가에서 2013년말 기준 가입자 수에선 시장점유율 48.1%를 기록했으나, 매출액(51%)과 통화량(52.8%)이 50%를 넘으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됐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SK텔레콤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유지 여부와 결합상품시장 평가 결과다. 만약 지배적 사업자 지위에서 벗어난다면 인수합병에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미사용 선불폰 가입자 45만명을 직권해지하면서 ‘지배적 사업자 지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업계가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은 결합 상품이다.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에서 무선시장 시장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되고 있는지가 핵심 이슈다. 지난해는 유보적 평가가 나왔다. 올해 지배력전이에 다른 평가가 나온다면 인수합병 심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통신업계 시각이다. 이번 평가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했을 때 예상되는 방송통신시장 영향을 직접 언급하면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