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Singles Day)’가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이벤트로 부상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쇼핑몰로 거듭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는 이날 자정 행사 시작 8분만에 10억달러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0억달러(1조1565억원) 돌파에 17분이 걸렸다. 그리고 90분만에 50억달러 판매고를 올렸다.
품목별로는 휴대폰은 메이주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산이 1∼3위를 차지하고 애플이 4위로 뒤를 이었다. 중국인이 구매한 외국산 제품은 압타밀과 뉴트릴론, 벨라미스 등 1∼3위가 모두 분유였다. 대중 수출국 상위 1∼5위는 일본과 미국, 한국, 호주, 독일 순이었다. 광군제는 2009년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가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쇼핑일로 탈바꿈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고문구를 ‘전세계를 사고, 전세계에 판다’로 삼고 광군제 글로벌화에 나섰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는 4만여개 업체 3만여개 브랜드, 600만종 상품이 광군제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 미국, 유럽을 포함해 25개국 5000여개 해외 브랜드도 행사에 포함됐다.
올해에는 모바일 판매가 가장 이슈였다. 첫 한시간 동안 모바일을 통한 판매는 73.9%, 29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5.7%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모바일 구매건수는 총 2700만건이었다. 모바일 이용자 쇼핑환경을 구축해온 알리바바로서는 모바일 확대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는 총 93억4000만달러 판매고를 올렸다. 반면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전체 온라인 매출은 65억600만달러였다. 광군제가 세계 최대 쇼핑이벤트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블룸버그는 IDC통계를 인용, 올해에는 광군제 하루동안 137억달러 어치 물량이 알리바바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광군제 기록 갱신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샌디 센 가트너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 행동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많은 소비자들이 액티브한 온라인 쇼퍼가 되고 있다”며 “온라인 소매판매는 향후 5년동안 매년 10%이상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은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광군제 행사가 위축된 소비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이 예상보다 둔화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4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내수경기 부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 광군제 기간 판매액 (단위:10억달러)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