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타이타늄과 세라믹, 탄소복합소재 등 첨단소재를 가공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정재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코팅연구파트 박사와 양지훈 박사 연구팀은 우주항공 분야나 경량자동차에 주로 활용되는 고성능 소재 특수가공을 위한 전용활용 빗각증착 코팅기술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고성능 소재 코팅시장은 일본과 유럽 등 몇몇 선진국에서 독점하고 있다. 국내 기술수준은 현재 선진국의 70~80% 수준이다.
빗각증착 코팅기술은 소재의 물리적, 기계적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재 표면에 비스듬히 마이크로미터(㎛)급 두께로 고성능 물질을 입사, 여러 층으로 코팅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이의 연구가 활발하지만 고강도 코팅에 핵심요소인 다층구조를 생성하기 위해 코팅공정 중 기계적 입사각을 조정하면서 층마다 서로 다른 각도 코팅층을 형성해야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공정이 복잡해 상용기술로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빗각증착 코팅기술은 코팅과정에서 기판에 전기를 가해 다층구조 코팅층을 만드는 방식이다.
빗각으로 코팅하는 과정에서 소재의 표면에 전기를 흘려 보내면 입사각과 관계없이 코팅층 결이 수직으로 서게 되는 점을 이용해 전기를 온오프시키면서 층마다 다른 각도의 코팅층을 형성시키는 기술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빗각과 기판전압을 이용해 제조한 코팅층은 일반적인 공정으로 제조한 코팅층보다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띠게 되며, 이 기술을 적용한 소재 강도는 최고 20% 이상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코팅기술을 국내업체에 적용하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과 유럽 고급코팅 업체와 동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코팅연구파트를 총괄하는 정재인 박사는 “빗각증착 코팅기술은 성질이 다른 여러 물질을 적용할 필요 없이 코팅공정 중 전압만 온오프하면 자동으로 다층 코팅층이 형성되므로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RIST는 이번에 확보한 빗각증착 코팅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케이디엘씨(KDLC), 제이제이툴스, 한국항공대학교 등과 함께 2013년부터 R&D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전압 활용 다층구조 빗각증착코팅은 지난 2013년 미국특허를 출원해 올해 말 등록할 예정이다.
기술개발 책임자인 양지훈 박사는 “앞으로 4~5년 내에 세계 공구코팅 시장은 약 8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번 기술개발을 계기로 코팅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해 우리나라가 세계 고급코팅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수행된 소재원천기술개발 사업에서 이루어졌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