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이라는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 이미 99%를 점유한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에서 경쟁사와 초격차를 벌릴 수 있다. 최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TV용 중대형 OLED 시장에서 앞섰지만 모바일 OLED 시장에선 독보적 1위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상반기부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OLED 패널을 공급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93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50%, 전 분기 대비 72% 성장했다. 현재 A2 라인을 풀가동하며 모바일용 OLED를 생산·공급 중이어서 당분간 좋은 실적을 유지할 전망이다.
OLED 패널은 대형 TV와 중소형 시장에서 모두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가 연평균 43.9% 성장해 오는 2024년에 약 230억달러(약 26조58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15%에 달하는 수치다.
스마트폰용 제품 기준으로 제조원가 격차가 LCD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줄었다. 5인치 스마트폰 패널 기준으로 LTPS LCD 패널 원가는 15.7달러, AM OLED는 17.1달러 수준이다. AM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없고 원재료 비용 자체가 LCD보다 낮다. 중대한 가격차는 원재료가 아닌 설비 감가상각과 수율, 기판 크기에서 발생한다.
디스플레이는 CRT에서 PDP로, PDP에서 대형 40인치대 LCD로 넘어오기까지 약 40년이 걸렸다. 이후 2007년 AM OLED를 양산하고 2009년 OLED TV 패널(15인치)을 양산하기까지 점점 기술 주기가 짧아지며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OLED는 IT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생활가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용 AM OLED가 전체 OLED 시장의 72%를 점유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IHS는 OLED 패널이 스마트폰, 자동차용 모니터, 생활가전 등 전 영역에 걸쳐 2분기 출하량이 8000만장에 못 미쳤지만 3분기에 스마트폰 채택이 증가해 1억만장 출하를 돌파한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대형 OLED TV 시장 확대는 아직 숙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외에 TV용 제품을 상용화한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OLED TV는 올해 37만대 시장을 형성하고 내년에 120만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LG전자 외에 새로운 OLED TV 제조사가 등장하면 시장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져 성장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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