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중 FTA 발효,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기고]한중 FTA 발효,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난 2015년 6월 한중 자유무역 협정(FTA)을 타결했다. 2005년 중국과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2012년부터 정부 간 첫 협상 이후 30개월 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OECD 국가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3대 경제권인 미국, EU, 중국 모두와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됐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제조산업에 중국과 자유무역 협정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미국, EU와는 다르다. 미국 인구 4배, EU 2배를 웃도는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기 때문이다.

한중 FTA 체결은 이처럼 거대한 중국 시장에 우리나라가 더욱 깊숙이 진출할 수 있으며 상호 협력을 활발히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기회를 얻게 됐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최근 국가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까지 교역수지 합은 총 8078억달러로 남은 기간 동안 목표액인 2000억달러 수출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4년 연속 이어오던 교역 1조달러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무선기기와 반도체를 제외하고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게 수출 감소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체 70%를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국 무역 애로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높아져만 가는 관세 장벽뿐 아니라 중소 장비 기업이 제품을 수출할 때 적용하는 복잡한 통관 절차도 장애물 중 하나다.

다행히 지난 6월 한중 FTA가 체결돼 국내 기업이 수출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중 FTA에서는 수출 애로 해소를 위한 많은 내용이 협정문에 담겨 있다. 통관 때 당사국 관세법령이 전국적으로 일관성 있게 이행되도록 보장하고 48시간 내 통관을 원칙으로 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흔히 겪는 통관 관련 애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관세조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작업반을 설치하고 각종 비관세조치 관련 분쟁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중개 절차를 도입해 향후 발생되는 비관세장벽도 보다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중국 수입관세가 10년 내 철폐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혜가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장비·부분품에서도 지금보다 더욱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하루라도 빨리 한중 FTA가 발효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본회의에 아직 오르지 못해 국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비준 이후 한중 FTA가 연내 발효되면 관세 인하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연내 발효를 못 받으면 수출기업은 1년이라는 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한다.

한중 FTA 발효가 늦어지면 과연 누가 손해일까. 바로 우리 수출기업이며 우리 국민일 것이다. 수출주도형 국가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에 세계 최대 시장이 열린 만큼, 한시라도 빨리 우리 기업이 긍정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중협력분과위원장 박재규(동아엘텍 회장) manage@dongaelte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