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혁신센터를 가다] <12>1대 1 지원으로 中企 성장 사다리 마련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을 직접 찾아 일대일 맞춤 지원을 하는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한다. LG그룹 특허, 연구개발(R&D) 역량과 충북 지역 인프라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창조경제 실현을 도모한다. 센터는 중소·벤처기업 발굴과 맞춤형 지원·육성으로 이미 우수 성과를 잇달아 보여주고 있다.

◇LG 보유 생산 노하우 전수, 中企가 웃었다

2013년 설립한 지앤윈(대표 박평수)은 지난해 3월 한 번의 코팅만으로 세 번 코팅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열 코팅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사업화를 위한 생산설비가 없어 고민이었다. 하지만 충북혁신센터 도움을 받아 착공 4개월 만인 지난 8월 말 충북 옥천군에 공장을 마련했다.

충북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생산기술 서포트존’에서 지앤윈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원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공정 개선작업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LG생산기술원 전문가들은 제조 설비 설계, 구축, 운영 등 제품 생산 전 과정에 기술 지원을 한다.

지앤윈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용 유리가공 공정 기술력과 경험을 제공해 지앤윈 연구원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앤윈은 최근 캄보디아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100억원 상당의 단열재 코팅액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일 최대 특허개방…맞춤 지원으로 지역 창조경제 기반 마련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월 개소와 함께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LG 보유 특허 5만2000여건,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특허 1600여건 등 모두 5만4000여건을 개방, 통합지원 서비스에 나섰다.

LG 계열사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형성되는 지식재산을 중소·벤처기업과 창업에 선순환시켜,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개방된 특허는 충북 특화산업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는 물론이고 전자, 화학, 통신 분야까지 포함한다. 현재까지 총 50여 중소·벤처기업에 특허 약 200건을 유·무상 제공했으며 이 중 60건의 특허 사업화 관련 지원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특허 사업화 전국 공모전’을 실시해 10건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현재 시제품 제작과 이를 위한 기술·마케팅 지원, 자체 보유 기술의 특허 권리화 자금 지원 등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지앤윈에 도움을 준 생산기술 서포트존은 LG생산기술원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중소·벤처기업에 지원한다. 충북은 중소·벤처기업 제조업 비율이 40% 이상에 달해 생산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30여명의 LG생산기술원 전문 인력이 30여곳의 기업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원해왔으며 이로써 기업 생산성은 평균 20% 이상 상승했다.

중소·벤처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초고가 장비 사용도 지원한다. 플라스틱, 금속 등 재료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과 제품 테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3D프린터, 금형 표면을 빠르고 정밀하게 깎아주는 고속 가공기 등을 제공한다.

생활용 방습제 제조회사 ‘데시존’은 생산기술 서포트존 도움으로 방습 겸용 구두 틀 ‘슈트리’ 신제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LG생산기술원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제작하지 않고도 하중과 탄력성, 내열성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예측한다. 수천만원이 드는 수차례 금형 대신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 한 번의 최종 금형 작업만으로 개발을 마쳤기 때문이다.

김윤수 데시존 대표는 “비용뿐만 아니라 한 달 넘게 걸리던 시제품 제작 기간도 사흘로 줄었다”며 “LG 지원으로 신제품 출시·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中企 자립 위한 1500억원 규모 펀드 조성

충북은 뷰티·바이오·에너지 등의 산업분야에 특화돼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1500억원 규모 펀드를 마련했다.

바이오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100억원 규모 ‘창조경제 바이오 펀드’, 충북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300억원 규모 ‘창조경제 혁신펀드’ 등 총 400억원 투자 펀드를 조성해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 두 곳에 20억원을 투자했다.

150억원 규모 ‘창조금융펀드’와 45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 500억원 규모 ‘혁신기업펀드’ 등 총 1100억원 규모 대출 전용 펀드를 조성해 충북 내 뷰티·바이오·에너지 기업과 LG 협력사에도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펀드로 의료기구 제조업체 ‘한림의료기’와 안과 수술용 광학기를 생산하는 ‘알이티’ 등 40여개 기업이 160여억원 대출 지원을 받았다.

◇바이오·에너지 역량강화 위한 우수기업 발굴 노력 지속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바이오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방안으로 바이오 멘토단을 구성, 지난 4월과 6월 ‘바이오 테크 페어’를 개최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간 네트워킹을 촉진하면서 전국 단위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LG생명과학 전·현직 임직원 19명 등 총 24명의 바이오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R&D, 기술이전, 자금조달 등 창업 관련 노하우를 공유해 창업에 뜻을 둔 인재들을 발굴,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한 ‘에너지 테크 페어’도 운영해 이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등 관련 기업 발굴·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지원을 받아 세일하이텍, 해찬 등이 신제품 생산, 자체 생산설비 마련에 성공하는 등 성과도 일궜다.

청주=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