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통신 30년 `3사 경쟁체제` 확립 스토리

[이슈분석]통신 30년 `3사 경쟁체제` 확립 스토리

‘통신시장에는 초기에 대부분 독점 사업자가 있고, 경쟁이 활성화되는 과도기를 거쳐 결국에는 3~4개 사업자가 남는 경향이 있다.’ 세계 통신 산업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위와 같은 흐름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유가 있다. 통신 산업은 대규모 네트워크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주파수 등 희소 자원을 사용해 초기에는 대부분 한 개 사업자가 독점한다. 이후 기술 발전과 경쟁촉진정책 등 영향으로 복수 사업자가 등장하지만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자가 서너 개로 정리되는 것이다.

예외는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통신역사에는 꼭 들어맞는 이야기다. 한국이동통신(KMT)이 30여년 전인 1984년 차량무선전화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독점체제였다. 1994년 선경그룹(현 SK텔레콤)이 KMT를 인수해 민영화됐을 때도 여전히 독점체제를 유지했다.

1996년은 복수 사업자가 등장한 시기였다. 신세기통신이 CDMA 방식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포스코를 대주주로 설립된 신세기통신은 SK텔레콤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며 이동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997년은 우리나라 통신 역사상 가장 활기가 넘친 한 해였다. 2.5세대로 불리는 PCS 사업자 3사(KTF·한솔PCS·LG텔레콤)가 한꺼번에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PCS 사업자 광고 가운데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한솔엠닷컴)’ ‘코리아 팀 파이팅(KTF)’ 등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 카피다.

SK텔레콤은 1999년과 2002년에 걸쳐 신세기통신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성공했다. 단숨에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이 56%까지 치솟은 ‘사건’이었다. 이후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시장에서 확고한 지배력을 갖게 되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기도 한다.

경쟁사도 가만있지 않았다. KTF가 2001년 한솔엠닷컴을 합병하고, KT와 KTF가 2009년 합병하면서 3사 경쟁체제가 확립된다. 2010년에는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 3사가 합병해 LG유플러스가 탄생하면서 유·무선 통합 3사 경쟁체제가 확고해진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2008년 초고속인터넷 2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합병, 유선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경쟁 활성화 필요성을 느낀 정책당국은 2011년 이동통신재판매사업(MVNO·알뜰폰)을 도입했다. 4년이 지난 현재 28개사가 알뜰폰을 판매하며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4 이동통신 심사를 앞두고 있어 3사 체제를 넘어 다시 4사 체제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통신시장 주요 M&A 사례(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시장 주요 M&A 사례(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