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 선정작업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전력이 계량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GIST에 사업탈락을 최종 통보하는 과정에서 이의제기하지 말 것을 사실상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전개입’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은 1차 평가 때부터 특정대학 내정설이 돌고 불공정 평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GIST컨소시엄을 찾아 주관적 의견이 반영된 비계량 심사를 마무리했고 평가결과 전남대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한전은 이르면 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문제는 선정결과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한전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GIST 측에 이의제기를 하지 말 것 등을 요구하며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이 과정에서 양자 간 감정싸움까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은 계량평가 30점, 비계량 평가 70점을 반영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난 10일 열린 비계량 평가는 당초 사업제안서에 명시된 기술평가방식과 평가위원의 주관적 요소가 반영됐다. 비계량평가항목은 기획 이해도, 기술특성, 수행능력, 기술개발전략, 실증모델 등 기술평가로 구성됐다.
이번 사업에는 전남대와 GIST, 동신대가 경쟁을 펼쳤다. 한전은 계량평가 후 선정결과를 3개월 가까이 미루면서 지역대학 간 미묘한 신경전도 나타났다.
스마트에너지캠퍼스는 지역대학에 에너지 신기술과 종합실증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광주와 전남에 각각 150억원이 지원된다.
이병훈 GIST 대외협력처장은 “계량평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는데 예상치 못한 평가결과에 당혹스럽다”며 “기술 수월성 등 미래기술확보가 평가 핵심이 돼야 한다”는 말로 평가 기준에 이의가 있음을 나타냈다.
강성수 전남대 산학협력부단장은 “전남대는 전기공학 분야 우수 연구진과 R&D 인력을 다수 확보한 만큼 기술력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대학과도 협업할 수 있는 상생 프로젝트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만 한전 기술전략실장은 “지난해 나주 이전 후 지역산업발전과 스마트에너지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세심한 부분까지 미쳐 들여다보지 못했다”며 “이번 평가는 공정성을 위해 사후토론 배제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 노력했다. 이의 제기도 없는 만큼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