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한수]<89>가트너가 선정한 2016년 10대 전략 IT

[이강태의 IT경영한수]<89>가트너가 선정한 2016년 10대 전략 IT

세계적 IT자문업체 가트너는 매년 10대 전략 기술을 발표한다. 올해 10월에도 2016년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10대 전략 정보기술을 발표했다.

2016년 예측에서 디바이스 메시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우리말로 하면 초연결사회를 정보기기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 웨어러블, 자동차, 사물인터넷(IoT)이 연결되는 것을 메시(그물망)라고 표현했다. 2015년 1위였던 컴퓨팅 everywhere와 2016년 1위 디바이스 메시가 다른 점은 전자는 하나의 모바일 디바이스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관점에서 본 것이고, 후자는 연결된 디바이스의 전체 모습을 본 것이다. 1년 사이에 모바일 디바이스가 그만큼 촘촘히 연결 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nywhere, anytime, anything을 지향하는 IoT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한결 같은 사용자 경험을 꼽았다. 예전에 N스크린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자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집에 가서는 PC로 보고, 침대에서는 태블릿PC로 끊김 없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N스크린이라고 했다. 사용자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서로 다른 종류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사용자가 느끼는 감성적 느낌은 한결 같아야 한다는 뜻에서 앰비언트(Ambient) 사용자 경험을 두 번째 기술로 꼽았다.

세 번째는 3D프린팅 소재다. 3D프린팅은 2014년부터 단골로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3D프린팅 소재를 선정했다. 3D프린팅이 널리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용도에 따른 다양한 소재 개발이 더욱 절실해졌다. 지금은 주로 니켈 합금, 탄소섬유, 유리, 전도 잉크, 제약 및 생물학적 소재가 활용되고 있다. 이제 항공, 자동차, 의료, 에너지, 국방 분야 등에서 3D프린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소재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네 번째는 사물 정보다. 이 사물 정보도 2016년 처음 등장한 것이다. 2015년에는 Internet of Things였다가 2016년에는 Information of Everything으로 바뀌었다. 이 의미는 처음에는 사물과 프로세스와 사람이 센서로 서로 연결되는 IoT에서 이제는 단순한 연결을 넘어 정보의 생산, 사용, 전송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첫 번째에 꼽은 디바이스 메시 환경에서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를 분석하고 의미와 맥락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다섯 번째는 첨단 기계학습이다.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 정보의 복잡성, 빅데이터 분석 기술 진전으로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컴퓨터 스스로가 학습을 통해 자료 처리 효율을 올리도록 하는 기술이다. 컴퓨터 공학에서의 딥 러닝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게 가르치는 기계 학습의 한 분야다. 이 딥 러닝이나 심층 신경망(DNN:Deep Neural Net)을 통틀어 첨단 기계학습이라고 부른다. 그 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정해진 계산은 인간보다 컴퓨터가 훨씬 빠르지만, 인간이 두세 살만 되면 구별할 수 있는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진담과 농담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머신 러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스스로가 알고리즘을 배우고, 스스로 에러율을 줄여 나가고 있다. 인공지능을 갖춘 IBM 왓슨이 퀴즈 프로그램이나 체스 경기에서 인간을 이긴 것이 바로 머신 러닝 발달을 보여 주는 예이다. 지금은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지만 머지않아 컴퓨터 스스로가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빠른 속도로 학습하게 돼 오히려 인간에게 명령을 내리게 될 것이다. 2018년이면 세계적으로 컴퓨터를 상사(Robo-Boss)로 모시는 사람이 300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그 외에 여섯 번째로 지능형 기계, 일곱 번째로 능동형 보안 아키텍처, 여덟 번째로 첨단 시스템 아키텍처, 아홉 번째로 메시 앱 및 서비스 아키텍처, 열 번째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2016년 10대 전략 정보기술로 선정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11년에서 2013년까지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모바일이 주된 주제였는데 2013년에서 2016년까지는 아키텍처와 플랫폼으로 진전되고 있다. 이는 IT비즈니스가 디지털 비즈니스를 거쳐 알고리즘 비즈니스로 변화되고 있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동작의 집합을 말한다. 그래서 알고리즘화한다는 의미는 프로그래밍 코드가 모듈로 집합화되고, IT기반 시설이 아키텍처로 집합화되고, IT 솔루션들이 플랫폼으로 집합화되고, IT운영이 클라우드로 집합화되는 것을 말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복잡하게 되고 복잡한 기술을 세밀하게 구분지어 활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집합화하는 것이다.

가트너가 발표한 기술은 문자 그대로 신기술일 뿐이다.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는 했지만 첨단 IT기업이 아니면 대부분 기업에는 그저 하나의 방향이고 지표일 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기술을 방향성으로만 인식하고 기존 IT정책을 충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트너도 소위 Hype Curve라고 해서 새로운 기술이 5단계를 거쳐 현실화되는 과정을 같이 발표하고 있다. 많은 IT가 시장에 화려하게 나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진 기술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가 충분히 검증되고 난 뒤 적용해도 늦지 않다.

가트너 10대 전략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IT 인프라스트럭처가 확장성, 가용성, 안정성 측면에서 비즈니스와 잘 정렬되어 있는지 △자기 사업영역에서 어떤 IT 신기술이 사업에 활용되고 있는지 △새로운 IT투자가 기존 투자와 충돌되지는 않는지 △비즈니스 문제점을 효율적으로 해결해 주는 기술인지 △자기 회사 IT인력이나 현업 직원이 소화하고 운용할 수 있는 기술인지를 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떤 기술을 채택하던 간에 IT는 비즈니스 운영효율을 올리고,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