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 국산화는 자주국방 첫걸음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소프트웨어(SW) 비중과 중요성이 커진다. 첨단 기술이 농축된 국방 무기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무기 분야 SW는 국산화율이 낮다. 상당수 하드웨어는 우리 손으로 만들지만 SW는 외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정부와 군이 100% 외산인 군용 비행기 SW를 우리기술로 대체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고도 기술이 요구되는 군용 비행기에 적용할 제품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갑고 기대되는 시험이다. 대상은 국내 업체가 개발한 비행기 실시간운용체계(RTOS)다. 이를 적용한 부품을 군용 비행기에 탑재하고 시험 비행에 나선다. 모든 단계를 거쳐 실제 비행이 가능한지를 평가한다. 지상에서 벌이는 시뮬레이션 시험평가는 이미 완료했다.

이번 평가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평가를 통과하면 군이 국산 SW를 군용 비행기에 적용하는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비행기에 국산 RTOS를 적용하면 얻는 이점이 많다. 효율적 유지관리와 도입비용 절감은 기본이다. 특히 하드웨어에 이어 주요 SW까지 우리기술로 만든다는 점이다. 자주국방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문제는 국산SW 인식이다. 현장에서는 그동안 국산 SW를 적용해본 적 없는 터라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 2013년 국내 기술로 개발한 RTOS를 전차를 대상으로 시험했다. 평가 결과 문제가 없었지만 실제 전차에 적용하지 못했다. 같은 이유에서다.

무기 분야에 최고 제품을 적용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정확한 조건하에서 면밀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객관적 평가로 나온 결과는 수용돼야 한다. 낯설거나 미덥지 못하다는 주관성은 곤란하다. 국가 주요 기간산업에 우수 국산SW 적용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무기 분야에 국산SW를 적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부와 군은 이를 자주국방 초석을 마련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