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년 1월 G90(EQ900)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 정조준

현대자동차가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기점으로 ‘제네시스G90(한국모델 EQ900)’을 미국에서 출시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을 정조준한다.

미국 시장은 고급차 최대 판매 시장이자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다. 현대차가 고급차 시장 장악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제네시스’ 독립 브랜드 전략의 성패를 결정할 곳이기도 하다.

현지시각 16일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모터아메리카(HMA) CEO는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G90을 공개하고 상세한 브랜드 전략도 소개할 것”이라며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종이 얼마나 확보되느냐인데 2020년까지 신규차량 6개를 론칭하는 것과 더불어 5년 프로세스로 차근차근 고급차 시장에 안착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내년 1월 G90(EQ900)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 정조준

미국은 고급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고급차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다. 2010년 기준 전세계 579만대 고급차 시장 중 미국이 25%인 143만대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00만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25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급차 브랜드로 에쿠스가 아닌 제네시스를 선택한 것도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제네시스 브랜드 파워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2013년 선보인 2세대 제네시스가 미국 미드 럭셔리 세단에서 올해 10월까지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어 3위를 달리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급차에 대한 이미지 구축을 위한 현대차 행보는 시작됐다. 2억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미국법인을 새 단장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는 독보적일 만큼 크고 세련된 빌딩을 자랑한다. 주코브스키 CEO는 신사옥을 고급차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내년 1월 G90(EQ900)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 정조준

현대차가 G90을 통해 겨냥하는 시장은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 등이 속해 있는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이다. 에쿠스가 사륜구동(AWD)에 대한 미국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G90은 이를 보강했다. 판매는 숍인숍 형태 전용 딜러숍을 활용할 계획이다. 브랜드가 안착하면 숍 자체를 분리할 계획도 있다.

성능은 현대차가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이다. 럭셔리 세단 고유의 완벽한 비례에 웅장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췄으며 다운사이징을 통해 배기량은 낮추면서도 동력성능을 극대화한 ‘람다 3.3 터보 GDi 엔진’을 적용했다. ‘오너 드리븐카’로서 운전 재미도 더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자제어 서스펜션에 샤시 통합제어 기능을 추가한 ‘HVCS(Hyundai Variable Control Suspension)’나 자율주행 시스템의 초기 단계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ance)’ 등 첨단 기술력을 총동원했다.

현대차는 고급차 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도 출시를 검토 중이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미국 점유율 8% 수준이지만 픽업트럭이 없어 전체 자동차 점유율은 4%대로 떨어진다. 미국 시장 주력 차종인 아반떼 신형모델도 내년 초 출시한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 출시를 앞두고 슈퍼볼 광고, 사전 미디어 시승회, SNS를 활용한 젊은 세대 대상 디지털 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신차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HMA 한창환 법인장은 “현대차는 미국 진출 30년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했으며 지난 2010년부터 6년 연속 최대 판매 기록을 갱신했다”며 “모든 자동차 회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미국 시장에서 고급차 부문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 규모. 단위 : 대. 출처 IHS

현대차 내년 1월 G90(EQ900)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 정조준


로스앤젤레스(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