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가 ‘유로6’ 모델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올해 판매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7일부터 국내에서 ‘유로5’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판매할 수 없게 되는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준비한 유로6 모델은 각각 한 종에 불과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는 이번 주 중으로 유로6 디젤엔진을 장착한 QM3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반면 SM5 D, QM5 등 다른 디젤모델에 대해서는 유로6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 없다. 두 모델 모두 내년 완전변경(풀체인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SM5 D와 QM5 디젤의 유로6 모델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당장 27일부터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내수 판매 목표인 ‘8만대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6만3776대로, 이 중에서 디젤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46.7%에 달했다. 1만9275대가 팔린 QM3가 전체 판매량 30.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SM5 D와 QM5 디젤은 각 9.8%, 6.7% 등 점유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년 3월 출시하는 탈리스만이 SM5 D 빈자리를 메우고 QM5 경우 내년 하반기에 출시하는 신차에 유로6 엔진이 장착된다”며 “SM5 D와 QM5 디젤이 인기를 얻는 상황에서, QM3 유로6 신차효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물량을 충분히 준비했기에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M3 유로6 모델은 기존 유로5 모델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3.9%가량 감축시키고 편의사양도 보강된다. 다만 교체가 가능한 직물시트는 그대로 유지한다. 또 18.5㎞/ℓ로 국산차 최고 수준을 기록한 공인연비는 2~3%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은 현재 크루즈, 말리부, 트랙스, 올란도, 캡티바 등 5개 디젤 차량을 판매 중이다. 이 중에서 유로6 엔진으로 변경한 모델은 트랙스와 올란도 뿐이다. 크루즈, 말리부, 캡티바 등 3개 모델은 내년 초에나 유로6 엔진이 적용된다. 특히 캡티바의 경우 디젤 모델 밖에 없어서 27일 이후에는 일시적으로 단종 된다.
한국지엠도 유로6 모델 대응이 늦어지면서 올해 내수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올해 목표로 ‘내수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내세웠다. 올해 10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시장 점유율 8.8%에 해당하는 12만8671대에 불과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유로5 모델에 대해 현금 구매시 최대 364만원을 할인해 주는 등 재고 소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분간 캡티바, 말리부 디젤 등 인기 모델 공백이 발생해 올해 내수 점유율 10% 달성에는 힘들 수 있지만, 내년에는 유로6 모델 도입과 함께 여러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신형 카니발을 시작으로 올해 초까지 모든 디젤 모델에 유로6 엔진 도입을 완료했다. 모하비, 베라크루즈 등 3.0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한 모델의 경우 생산을 중단했다. 쌍용자동차도 올 상반기에 기존 유로5 2.0 디젤엔진을 유로6 2.2 디젤엔진으로 모두 교체했다.
환경부는 EU 기준의 최신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를 지난 9월부터 적용키로 하고 3개월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종전 유로5 기준의 차량은 이달 27일부터 판매가 불가능하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