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최대 속도 375Mbps인 5배 빠른 3밴드 LTE-A 서비스 상용화 채비를 시작했다. 1위 이동통신사로서 기술 리더십을 굳히고 통신 품질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2.1㎓ 주파수 향방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가 가능하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수도권 인근 기지국 5곳에 5배 빠른 3밴드 LTE-A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단말기 필드테스트를 했다. 최소 커버리지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단말과 연동과정을 시험한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3월 삼성전자와 함께 375Mbps 서비스 준비를 시작했다.
LTE는 다운로드 기준으로 10㎒폭당 최대 75Mbps 속도를 낸다. 이동통신 3사는 20㎒폭(광대역) 주파수 1개와 10㎒폭 주파수 2개를 묶어 최대 속도 300Mbps인 4배 빠른 3밴드 LTE-A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한발 더 나아가 20㎒폭 주파수 2개와 10㎒폭 주파수 1개를 묶는 5배 빠른 3밴드 LTE-A를 준비하고 있다.
테스트에 사용한 단말은 확인되지 않았다. 375Mbps를 제공하려면 3GPP(국제표준화단체)가 정의한 LTE 속도 분류 기준 카테코리9(Cat.9)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카테고리9은 다운로드 최대 속도가 450Mbps다. 현재 나온 단말 중 카테고리9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G플렉스2와 갤럭시S6·엣지, 갤럭시노트5 등이다. 이 중 하나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이 375Mbps를 상용화하면 3밴드 주파수집성(CA) 기술로 20㎒, 20㎒, 10㎒ 등 총 50㎒폭을 묶어 375Mbps를 서비스하는 최초 사례로 기록된다. 세계적으로 기술 리더십을 과시할 수 있다. 올해 초 4배 빠른 LTE-A 상용화 당시 이통사 간 있었던 논란도 말끔히 잠재울 수 있다.
관건은 주파수다. SK텔레콤은 1.8㎓ 20㎒ 폭, 800㎒ 10㎒폭, 2.1㎓ 20㎒ 폭을 묶어 5배 빠른 LTE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2.1㎓ 20㎒ 폭 중 10㎒ 폭은 최근 3G에서 LTE로 용도를 전환했지만 트래픽 분산용으로만 쓰고 있다. 이 대역에도 CA 기술을 적용하는 시점은 정부의 2.1㎓ 주파수 정책 결정 이후로 예상된다.
2.1㎓는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SK텔레콤과 KT가 사용하는 100㎒ 폭(양방향 기준) 이용기간이 내년 말 만료되기 때문이다. 3G용 40㎒ 폭을 제외한 60㎒ 폭을 두고 전부 경매, 일부(SK텔레콤 사용 20㎒ 폭) 경매, 전부 재할당 공방이 거세다. SK텔레콤은 전부 재할당, LG유플러스는 전부 경매를 주장한다.
SK텔레콤이 현재 2.1㎓대역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모두 재할당 받으면 안정적으로 5배 빠른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반면에 정부는 20㎒폭 경매로 가닥을 잡고 있어 경우에 따라 내년 초 주파수 경매에서 해당 대역을 확보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는 내달 초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
SK텔레콤이 12월에 발표하는 정부 통신품질측정 형평성 논란 때문에 상용화를 늦추고 있을 뿐, 언제든 상용화는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통신품질측정 시작 당시부터 SK텔레콤이 광대역 주파수를 2개 확보한 데 따른 신경전이 치열했다.
이에 따라 375Mbps 서비스 시점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2.1㎓ 대역 전체를 재할당하기로 결정하거나 또는 정부 통신품질평가 발표가 끝난 직후인 내년 초일 가능성도 있다. 2.1㎓ 일부 또는 전체 경매가 결정되면 SK텔레콤이 주파수를 확보한 이후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최근 2.1㎓ 20㎒ 폭을 LTE로 용도전환한 것은 트래픽 급증에 따라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375Mbps 서비스를 위한 단말 테스트 여부나 서비스 시점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