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북미 시장은 ‘럭셔리 카’가 달군다.
현지시각 18일(현지시각) 미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A오토쇼 2015’는 보다 스마트하고 안락한 기능으로 무장한 신차들이 대거 소개됐다.
매년 11월 열리는 LA오토쇼는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 지향적인 콘셉트카보다는 내년 서부 지역을 타깃으로 삼는 신차를 발표하는 장이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북미 시장 트렌드를 이끄는 곳이다. 자동차업체들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지역이다. 다음해 북미 시장 자동차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올해 LA오토쇼를 뜨겁게 달군 대표 트렌드는 ‘럭셔리’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급차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이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는 분위기다. SUV 프리미엄 라인도 대거 출시됐으며 최상위 고급차보다 크기를 줄인 미들급 고급차도 나왔다. 고급차가 보다 풍부해지는 셈이다. 특히 배기가스 규제 때문에 서부 지역에서 다운사이징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크기를 한단계 낮추고 터보엔진을 달아 동시에 성능은 높인 미들급 고급차 출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총 30여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한 이번 LA오토쇼에서는 메인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스홀의 절반에 가까운 공간을 13개 고급차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UV의 S클라스인 ‘GLS’와 대표적인 로드스터 ‘SL550’ 등을 공개했다. GLS는 벤츠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최고급 SUV다.
캐딜락은 럭셔리 SUV인 ‘XT5’를, 랜드로버는 컨버터블 버전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선보였다. 캐딜락은 오는 봄부터 XT5 양산을 시작하며 랜드로버는 내년 중순부터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판매할 계획이다.
FCA그룹(Fiat Chrysler Automobiles)의 이탈리아 브랜드 알파로메오도 고성능 스포츠세단 ‘줄리아’를 선보였다. 정지상태에서 3.8초만에 60mph에 도달할 수 있는 505마력의 트윈 터보 V6엔진을 장착했다. 알파로메오는 내년 2분기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판매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포르쉐는 레크리에이션과 클럽 레이싱에 적합한 신형 스포츠카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를 최초로 공개했다.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는 모터스포츠 입문자를 위한 385마력(283kW) 미드 엔진 레이싱카로 아직 경주 인증은 받지 않았다.
뷰익은 기존 버전보다 더 길면서도 더 가벼워진 라크로스2017을 소개했다. 가벼운 고강도철을 이용해 기존 버전에 비해 300파운드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차량에 305마력의 3.6리터 V6엔진을 장착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4개 실린더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연비 저감에도 성공했다.
링컨은 미드 사이즈 럭셔리 세단 ‘MKZ’를 선보였다. 새로운 그릴을 채택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하이브리드 버전도 내놓았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이 LA오토쇼에서 앞다퉈 고급차를 내놓은 것은 북미 고급차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고급차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크게 위축됐으나 2010년부터 다시 성장세에 접어들어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10.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연평균 8.1%)과 대중차 성장률(연평균 6.0%)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게다가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수요 대비 고급차 점유율 역시 2014년 12.1%에서 14.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고급차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을 끈 것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각종 스마트 기능이다. 준중형 수준인 콤팩트카에도 차선유지와 주차 보조 시스템과 같은 기능이 적용됐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연동하는 것도 기본이다. 과거 일부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능이 콤팩트카에도 대거 채택됐다. 현대자동차 신형 아반떼나 닛산 센트라가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의 배기가스 규제와 맞물려 연료 저감도 핫 이슈로 떠올랐다. 다운사이즈 차량 성능을 높여주는 터보엔진과 자동차경량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다수의 자동차업체들이 터보엔진 버전을 선보였으며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경량화에도 성공한 점을 강조했다.
아우디는 하이브리드 모델 A3 스포츠백 e-트론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을 소개하고 향후 전기차 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북미 판매 25%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8년경 출시 예정인 전기차 SUV e-트론 콰트로도 소개했다. 혼다와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전시했다.
쿠마 갈호트라 링컨 사장은 “지금 가장 뜨거운 미국 시장에서 변신과 진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더 인간과 친숙하며 더 우아하고 더 기능적인 차가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