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이신종 엔데스크닷컴 대표의 `자본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이니 자본주의를 잘 이해해야죠.”

평소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하는 이신종 엔데스크닷컴 대표에게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물어보니 EBS 자본주의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쓴 ‘자본주의’를 소개했다.

[CEO와 책]이신종 엔데스크닷컴 대표의 `자본주의`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책인데, 자본주의라는 단순 명료한 제목이 자극적으로 다가와 읽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목이 자극적으로 다가와 책을 들고 훑어봤는데, 다큐멘터리까지 방송했었다니 더 믿음이 갔다”면서 “자본주의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도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이 책은 자본주의 발생과 발전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동안 우리가 흔히 자본주의에 대해 알고 있던 상식을 깨준다. 예를 들면 책에서 ‘복지=분배’라는 생각이 오해라고 나오는데, 이런 상식을 바꿔주는 점이 와 닿았다고 했다.

책은 누구를 위한 자본주의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답으로 결론을 맺는다.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자본가, 은행, 정부를 위한 자본주의였다면 이제 자본주의 혜택이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한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본주의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대표는 “책에서 역사상 어떤 경제체제도 자본주의를 이기지 못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말에 동의한다”면서 “개인의 이기심과 욕망에 기대 소비와 생산을 부추기는 자본주의는 생산성에서는 최고의 제도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만들어진 부를 누구를 위해 쓸 것이지를 정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국가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우리들 스스로 정치를 통해 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혜택을 함께 나누는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회사 경영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경영 철학 중 하나는 이윤을 직원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건강하고 튼튼한 회사를 만들어야 거대한 신자유주의 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험난한 신자유주의를 헤쳐나갈 튼튼한 ‘노아의 방주’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대표는 “기업들도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현재 자본주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노력들을 해나가야 한다”며 “개인이나 한 회사가 자본주의 체제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작은 것부터 바꿔가려는 의지와 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에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수혜를 받는 것인데, CEO들이 이런 수혜를 함께 나누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