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 "합병 계기로 중소 알뜰폰 지원 늘려야"

알뜰폰 업계가 CJ헬로비전 85만 가입자 향방에 주목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인가조건을 부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업계는 이번 기회를 중소기업 지원 강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9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인수합병 과정에서 CJ헬로비전 85만 가입자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업계가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KT망을 사용하는 약 80만 가입자다. CJ헬로비전은 지난 7월에서야 SK텔레콤 복수망 사업을 시작해 가입자 대다수가 KT망을 쓴다.

업계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SK텔레콤이 모두 인수하는 방안이다. KT망 사용자를 SK텔레콤 망으로 끌어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른 하나는 아예 알뜰폰 사업만 따로 떼내는 방안이다. 별도 법인을 만들 수 있다고 업계는 본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업자에게 가입자를 넘기는 방법도 거론된다.

SK텔레콤이 먼저 이 가운데 한가지 방안을 정부에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인가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정부는 알뜰폰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를 인정했다. 이동통신 1위가 알뜰폰 1위를 가져가는 것에 복잡한 심경일 수밖에 없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통신자회사 50%룰이 있기 때문에 CJ헬로비전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가면 자회사 운신 폭은 오히려 줄어든다”며 “나머지 중소사업자 활동 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어떤 쪽으로 결정이 돼더라도 이번 합병이 중소기업 지원 확대 계기가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책적 효과가 감소했다는 이유로 자칫 알뜰폰 지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정부와 유대관계를 강화해서 현재 서울 성수동 소재인 알뜰폰 협회를 정부청사와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 알뜰폰 업체 대표는 “알뜰폰 업체 중 가장 큰 곳이 이동통신 자회사가 되면 정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을 키울 수 있는 강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