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A오토쇼 전시장이 주는 교훈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테러 사태는 항공과 여행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프랑스 테러 사건 이후 여행사에 취소와 환불 전화가 폭주한다. 대표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승객이 급감했다. 물론 일시적 현상이다. 테러 공포가 사라지면 정상화될 것이다.

산업으로 눈을 돌려보자.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린 기업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다만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오토쇼는 이 같은 통념을 확인시켜 준다.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은 자동차 산업에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소비자 중요성을 생각게 하는 계기가 됐다. 폭스바겐 사태 영향으로 신형 디젤차가 LA오토쇼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낮은 유가와 가솔린차에 우호적인 현지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이다. 획기적인 디자인의 컨셉트카와 미래 전기차가 대거 첫 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오토쇼에서 의도적으로 디젤차와 거리를 뒀다. 디젤에 적극적이었던 BMW는 전기차와 가솔린 차량만을 소개했으며, BMW벤츠도 플래그십 SUV를 소개하면서 가솔린 버전만 발표했다. 포르셰와 아우디도 디젤 의혹과 관련해 몸을 낮췄다. 1년 사이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전시회에서 폭스바겐은 물론이고 쉐보레·아우디·BMW 너나할 것 없이 픽업트럭부터 세단까지 디젤 자동차를 선보였다. 오토쇼에서는 전반적으로 가솔린차를 비롯해 친환경차가 마케팅 포인트로 등장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친환경차라는 새로운 물결이 조기에 일고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 폭스바겐은 세계 자동차 1위 기업이었다. 하지만 연비조작 사실이 밝혀지면서 넘버원 자리가 무너졌다.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린 기업이 맞이할 운명의 한 단면이다. 지금도 갖가지 악재에 직면해 있다. 폭스바겐은 순간의 잘못된 결정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자동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