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에도 `공유` 비즈니스 등장…보급 확대 기여할 듯

이웃의 지붕이나 노는 땅을 빌려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 수익을 공유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지붕이나 땅을 제공하는 집주인은 비용 투자 없이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태양광발전설비 투자자에게는 전기요금 절감으로 얻은 수익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루트에너지 태양광공유 서비스 ‘퍼즐’ 개념도.
루트에너지 태양광공유 서비스 ‘퍼즐’ 개념도.

플랫폼 비즈니스 스타트업 루트에너지(대표 윤태환)는 에어비앤비(Airbnb)나 쏘카(SOCAR)가 집이나 차를 공유하는 것처럼 태양광을 공유하는 서비스 ‘퍼즐’을 론칭했다.

사업구조는 집·땅주인(호스트)이 사용하지 않는 옥상 등 장소를 퍼즐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퍼즐은 호스트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경제성이 가장 좋은 규모로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계해 무료로 설치한다. 매달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절감한 비용 30%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태양광 설비 구매자(퍼즐러)와 나눠 호스트와 퍼즐러 모두 혜택을 얻는 구조다.

루트에너지는 태양광발전설비 시공사로 서울시 태양광보급사업 인증기업과 한화큐셀, 해줌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루트에너지에 따르면 3㎾급 이상 발전설비 경제성은 정부가 진행하는 태양광대여사업과 비슷하고 이보다 더 작은 1~2㎾ 규모 발전설비 설치가 필요하다면 퍼즐 서비스 참여가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호스트는 제공하는 토지 규모에 따라 수익이 생기고, 퍼즐러는 투자하는 금액의 8% 정도 수익률을 보장받는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까지 태양광발전사업에 참여하려면 일사량 많은 건물 또는 토지를 보유(임대)하고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상식을 깼다. 퍼즐 에너지 공유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쉽게 태양광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붕이나 땅을 갖고 있으면 호스트로, 태양광발전설비에 투자하고 싶으면 퍼즐러로 참여하면 된다. 이에 따라 퍼즐 서비스는 우리나라 태양광 보급 확대 걸림돌인 설치장소 확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트에너지는 퍼즐 서비스를 론칭한지 일주일 만에 1848개(1억 8480만원) 퍼즐 예약 구매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루트에너지는 현재 서울지역 빈 옥상 중심으로 퍼즐 서비스를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 건물 옥상뿐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벽면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태양광에서 풍력이나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에너지원까지 사업 영역을 늘릴 방침이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퍼즐러는 언제든지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고 향후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이나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장소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해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며 “태양광설비 수요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시장에 안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