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협의회, 케이블협회 독립선언..이사회 통과 초읽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속해 있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가 내달 케이블협회에서 독립을 공식화한다. 최종 이사회 결정이 남았지만 PP협의회가 이전과 달리 확실하게 입장을 표명하면서 실제 분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동근 PP협의회장은 22일 “내달 열리는 케이블협회 이사회에서 PP협의회가 케이블협회에서 분리돼 독립 조직을 만드는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PP협의회는 앞서 지난 2월 회원사를 대상으로 케이블협회 분리 찬반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조사결과 PP회원사 90% 이상이 협회를 나와 독립 조직을 만드는데 찬성했다. 7월 PP협의회는 이사회를 열어 PP협회 설립 계획을 논의했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PP협의회는 내년 1월1일까지 ‘독립 PP협회(가칭)’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PP협의회, 케이블협회 독립선언..이사회 통과 초읽기

PP가 독자 협회를 원하는 배경은 케이블협회 내 SO사업자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SO가 독점했던 유료방송시장에 IPTV, 위성방송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긴 것도 PP독립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케이블 산업 규모가 줄어든 점도 작용했다.

하동근 회장은 “SO가 채널 편성권을 가져 PP가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고 배경 설명했다. PP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가 생기면서 케이블협회에 가입하려는 PP들이 없다”며 “케이블협회에 가입 안 된 PP가 더 많아 케이블협회에 계속 있으면 대표성 문제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PP협의회 회원사는 100개 채널 57개 법인이다. PP협의회 회원사는 전체 채널 286개 중 절반도 안 된다.

PP협의회, 케이블협회 독립선언..이사회 통과 초읽기

이사회 통과 관건은 기금 배분이다. 대부분 PP가 영세해 재원이 있어야 새로운 협회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협의회는 케이블협회가 만들어질 때 150억원을 조성했다. 기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케이블협회 이사 9명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PP쪽 이사가 9명, SO쪽 이사가 9명이다. 총 12명이 찬성해야 PP협의회가 분리될 수 있다. SO가 협회에서 많은 회원사가 빠져 나가는데 힘을 모아줄 가능성은 적다. SO가 소유한 PP가 많은 점도 협의회 인준 걸림돌이다.

하동근 PP협의회장은 “케이블협회 안에 있을 때는 SO와 같이 있어서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며 “시청률 조사, 채널평가 문제 등 PP를 대변할 수 있는 여러 업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