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실적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 뒤진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LG디스플레이를 앞지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 OLED 패널을 무기로 실적 역전에 성공할지 눈길이 쏠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LG디스플레이 매출을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용 패널과 대형 TV용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지난 2012년과 2013년 LG디스플레이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다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전당했다. 올해 외부거래가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경쟁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20조9600억원, 영업이익 1조9900억원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누적 실적은 20조8881억원, 영업이익 1조5649억원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LG디스플레이가 매출에서 앞섰다가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반등하면서 누적 실적에서 근소하게 뒤처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용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외부 판매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스마트폰용 물량이 적지만 애플 아이폰용 패널 등에서 안정적 실적을 거둔다.
4분기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양사는 고군분투 중이다. 최대치로 늘어난 패널 재고를 낮추고 평균공급가격(ASP)이 높은 OLED 패널 판매를 극대화하는 게 숙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에 자신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상반기부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용 중저가 OLED 패널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4분기에도 새로운 거래처를 더 확보하고 가동률을 최대치로 유지해 매출과 이익을 높일 방침이다. 3분기 급증한 중국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실적 호조세를 4분기에도 이을 전망이다.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대형 LCD 사업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에만 삼성디스플레이가 93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자 4분기 실적 확대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우선 대형 TV 패널은 재고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상반기 좋은 성과를 거둔 UHD TV용 엠플러스(M+) 패널 판매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중소형 OLED 패널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급을 논의 중이다.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은 내년에 발생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에 강점이 있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게 숙제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시장 강점을 더 높이면서 대형 OLED 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중국의 대형 LCD와 5~6세대 OLED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양사도 더 이상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 결정을 미룰 수 없는 분위기여서 실적과 투자방향이 더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실적 비교(자료:양사 취합)>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