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 속 4회째 삼성 채용 박람회… "구직·구인 모두 어렵네"

“선배와 비교했을 때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학교로 들어오는 취업의뢰가 학과마다 다르지만 아예 없는 곳도 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찾은 대학 졸업반 곽성균씨는 지망하는 참가 기업 목록을 훑으며 이같이 구직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2012년 시작해 올해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100여개 협력사를 포함, 삼성그룹 12개 계열사의 200여개 협력사가 2000여명 신입·경력직을 현장 채용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 많은 구직자들이 참석해 참여 업체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 많은 구직자들이 참석해 참여 업체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국내외 경기 침체를 빗겨가진 못했다. 곽씨와 함께 현장을 찾은 임민규, 한규영씨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보를 얻고 실전을 체험하기 위해 왔다”며 “기계 전공을 살려 기술과 설비 분야에서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구직자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삼성 인사 담당자 30여명이 취업에 관한 종합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하는 ‘취업 토탈 솔루션관’, 구직자 스스로 기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셀프 매칭관’, 입사 지원 사진을 무료로 촬영·인화해주는 ‘이력서 촬영관’ 등이 마련됐다.

하지만 구직자에게 중요한 건 실질적인 취업으로의 연결이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여대생 이모씨는 “올해 4학년 마지막 학기인데 동기 중 취업자가 없다”며 “대부분 기업이 현장 채용보다는 서류에 기반을 둔 질의응답에 그쳐 면접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업을 희망하는 이씨는 “반도체가 그나마 다른 곳보다 나아 이 정도”라고 덧붙였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구직자 역량은 예년보다 좋아지고 있다.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하는 삼성전자 한 협력사 인사담당자 A씨는 “채용 한마당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참가신청 문자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쇄도했다”며 문자메시지 목록을 보여줬다. 그는 “예년과 달리 구직자 준비가 철저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업보고서 내용을 꿰고 오는 학생도 많다”고 소개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개막식에 왼쪽 네번째부터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행사 개막을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개막식에 왼쪽 네번째부터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행사 개막을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다른 협력사 인사담당 B씨는 경력 구직자와의 접점이 넓혀지길 바랐다. “능력 있는 경력 구직자와 쉽게 매칭하는 시스템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B씨 업체는 신입사원만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경력 구직자가 모이자 원서 접수 후 별도 전형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은 “협력사 인력 채용뿐만 아니라 체계적 교육까지 전반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협력사 경쟁력을 높여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도모하고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