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법정에 선 IP<9> 지역 명칭 `조지아` 상표 가능할까

처음 캔커피 ‘조지아(GEORGIA)’를 봤을 때 어떠셨나요. 커피라는 걸 모르는 분들도 계셨을 겁니다.

캔커피 브랜드 ‘GEORGIA’는 2008년 상품 구분을 ‘커피’로 상표등록을 출원했지만 특허청으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GEORGIA가 누구나 알 수 있는 지역 이름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GEORGIA는 아시아 북서부에 있는 국가 조지아(이전 명칭 그루지아)와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州) 지역 이름입니다.

국내 상표법은 이러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상표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지역 이름이나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인 더 코카콜라컴퍼니 측은 ‘왜 상표권을 주지 않느냐’는 불복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상표는 이름만이 아닌 도형까지 함께 봐야한다는 겁니다.

당시 출원 상표인 표장을 보시면 GEORGIA 문자 위에 커피잔 모양 도형이 보입니다. 코카콜라 측은 독특한 모양인 찻잔을 문자와 하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찻잔 그림이 ‘상표로서 크게 의미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림이 있더라도 GEORGIA 글자에 비해 식별력이 약하다고 봤습니다. 커피 잔 그림이 있더라도 여전히 GEORGIA라는 겁니다.

상표는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강남’ ‘인천’ 같은 지역 이름은 상표로 쓸 수 없습니다. 소주 이름이 ‘강남’이라면 술을 말하는 것인지, 서울시 강남구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테니까요. 상표로서 식별력이 떨어집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이미 같은 상표를 등록한 전례가 있다면 어떨까요.

일본은 이미 캔커피 조지아를 상표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래도 안 된다’였습니다. 상표 등록 여부는 해당 상품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일본에서 같은 상표가 등록됐다고 해서 식별력이 있는 건 아니다”며 거절했습니다. “외국과 비교하기에는 법제나 언어습관이 다르다”며 “우리 상표법으로 판단한다”는 2003년 판결 사례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 이름만을 상표로 등록하는 일은 어렵다고 봐야겠습니다. 일본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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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노믹스=문고운기자 accor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