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중을 높이고 있다. 내년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해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PP가 콘텐츠 제작 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낚시채널 FTV는 자체 제작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FTV는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 제작 시설을 갖췄다. 열악한 방송환경에도 월척특급은 13년 넘게 방송됐다. FTV는 시청자 연령대를 넓히기 위해 젊은층을 노린 프로그램 ‘삼시라면’도 7월 내놨다. 삼시라면은 낚시로 얻은 해산물로 라면을 요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마니아층을 형성한 삼시라면 인기는 중국까지 이어졌다. FTV는 차이나텔레콤이 운영하는 IPTV와 삼시라면 VoD 협상을 진행 중이다.
FTV는 연변방송, 사해방송, 후난방송와 제휴했다. 뉴질랜드 IPTV 메가텔에서 실시간으로 FTV가 나온다. 나채재 대표는 “PP 임무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15년째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가요 전문채널 ‘아이넷TV’는 모든 방송을 자체 제작한다. 풀HD 중계차, 편집실, 녹음실, 스튜디오 등 자체 제작시설을 갖췄다. 작년 순익은 3억원 대. 이승렬 아이넷 상무는 “성인가요를 더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전문채널 ‘실버아이TV’는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자체제작 비율을 높이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만이 PP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년 실버아이TV 전체 프로그램 중 자체제작 프로그램 비율은 약 65%다. 노후 설계 강연 프로그램 ‘7080시니어특강’ VoD는 ‘케이블TV VoD’에 판매됐다. 이재원 실버아이TV 대표는 “아직 매월 적자를 보는 상황이지만 수신료와 광고매출 상당 부분을 꾸준히 제작비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PP가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배경은 다양해진 플랫폼 때문이다. 과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만이 플랫폼을 독점했던 때와 달리 IPTV, 위성방송사업자, 넷플릭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겼다. 성낙용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콘텐츠국장은 “자체 콘텐츠 파워를 가지면 이윤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가고 있어 더욱더 많은 PP가 자체 제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