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힐링 러브스토리’ 연출 맡은 개그맨 전창걸

인터뷰/ ‘힐링 러브스토리’ 연출 맡은 개그맨 전창걸

“서울예대 85학번 친구들과 순도 100% 기적의 시간 함께 나누시지 않을래요?”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서울예술대학(서울예전) 연극과 85학번인 전창걸이 입학 30주년 기념 공연 ‘힐링 러브스토리’의 연출을 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청춘의 꿈을 접고 살았던 서울예대 85학번 동기들이 무대에 오른다.



김경미 원작인 ‘힐링 러브스토리’는 청춘남녀의 사랑이 시대적인 사건을 거쳐 치매로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조차 잃어버리는 슬픔을 되돌아보게 한다. 모두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는 연극이다.

서울예대 연극과 85학번은 유독 많은 연예인들이 배출됐다. 배동성, 전창걸, 표인봉 등 개그맨과, 권용운, 김정균, 이재하, 정은표, 조성하, 엄효섭 등 연기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김일, 이서윤, 최덕희 등 성우들이 활동하고 있다.

“기억을 잃은 여인 곁에서 그녀의 기억을 찾아주려는 남자. 어쩌면 30년 동안 잃어버린 무대를 꿈꾸던 순수한 마음 같아서 작품이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멀리 동탄 양평 안산 까지 주부, 직장인 등 다른 삶을 살던 동기들이 시간을 쪼개 참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했습니다.” 연출을 맡은 전창걸의 말이다.

“우리의 스무살과 작품 속 청춘의 사랑이 참 많이 닮았다. 전설의 서울예전에 입학했다는 흥분과 연극을 전공한다는 특별한 자부심이 충만했던 학창시절이 그러했다. 각박한 현실에 생존하려 어느새 지천명의 삶에 들어섰지만 가끔씩 지울 수 없는 청춘의 추억이 불현듯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서울예대 85학번인 이들이 연극을 해보자고 한 계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름다웠던 청춘시절 설레임의 추억들에 자꾸 마이너 발라드가 깔린다. 다들 그러려니 보낸 시간이 마치 치매 때문에 사랑의 기억마저 잃은 순애와 닮았다. 이미 노인이 돼버린 순애 곁에서 그녀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수일은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무대를 향한 꿈과 열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연관이 절묘하게 현실과 대입된다.

인터뷰/ ‘힐링 러브스토리’ 연출 맡은 개그맨 전창걸

전창걸은 “이번 작품 역시 나하고는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작업이겠거니 생각했다. 습관처럼 다들 얘기만하다가 훗날로 미루며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적당히 둘러대고 살림 걱정에 더 신경 써야겠다 싶었는데 그만둔다 말하려 참석한 연습에서 친구들에게 기운을 주며 다음 연습의 힘을 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습이 진행되며 공연 수준의 절망을 예감한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 작품의 결말처럼 예상 못한 기적이 이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삶이 그러하듯 누군가 힘든 길을 마음을 나누며 같이 간다는 건 정말 상상치 못한 기적을 만든다. 하루하루 연습이 쌓이며 몰입과 디테일이 잡혀갔다. 그리고 모임 초반 두꺼웠던 어색함이 사라지며 동기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이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어색함이 사라지자 나눔은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생존의 삶에서 용감하게 시간을 할애해 열정의 시간에 뛰어든 우리 연극과 85학번 친구들의 선한 마음이 담긴 순도 100% 기적의 시간 함께 나누시지 않을래요?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풍성하고 예쁜 마음을 모아 나눠드리겠습니다. 대신 저희에게 청춘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환희의 박수를 보내주셔야 합니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85학번 동기들의 입학 30주년 기념공연 ‘힐링 러브스토리’는 오는 27일(오후 8시), 28일(오후 7시), 29일(오후2시, 오후 5시)까지 3일 동안 서울 중구 문화일보홀에서 열린다. 출연 : 권용운, 김경숙, 김보경, 김윤찬, 백광진, 오인성, 이순은, 이유진, 이혜경, 장석영, 엄효섭, 이재하, 정은표, 조성하 /극작 : 김경미 /기획 : 이유진 /연출 ; 전창걸

한편 최근 팟캐스트 ‘부귀영화’와 ‘어나더타임508’을 진행하고 있는 전창걸은 ‘새싹땅콩차’ 제조 및 판매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공연이후 실력은 있는데 쉬고 있는 연기자를 모아 작은 웹드라마도 만들 예정이다. 제작비에 휘둘리거나 편성에 좌우되지 않는 개성있는 소재에 접근, 드라마를 제작 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이를 위해 드라마를 함께 할 배우 및 스탭과 상의해 대본을 구상하고 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