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과 회식으로 피로에 지친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힐링 여행지로는 일본 사가현을 꼽을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티웨이 직항을 이용 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사가현은 일본 규슈 북서부에 위치하여 온천과 먹거리, 각종 볼거리가 풍부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떠날 만한 가족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 깊은 온천수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맡긴다
겨울철 일본 여행의 백미는 바로 온천욕이다. 일본에는 후지산을 비롯한 많은 활화산이 있으며 오늘날에도 화산활동이 일어나고 있어 일본 전역에는 온천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사가현은 온천욕을 즐기기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만족을 선사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녹차의 명산지로 알려진 우레시노는 완만한 산기슭에 짙푸른 녹차밭이 펼쳐져 평화로운 자연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우레시노 강을 따라서 사암의 균열에서 온천이 분출하는 ‘우레시노 온천’은 일본의 3대 미인탕 중 하나로, 입수 즉시 피부를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부드러운 온천수가 인상적이다. 온천을 즐기고 난 이후에는 우레시노 온천 특산물인 부드러운 온천탕 두부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온천가 중심에는 무료 족탕이 있어 간편하게 족욕을 하면서 여유로운 온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험한 돌산기슭에서 뿜어나온 ‘다케오 온천’은 기암괴석이 많은 호라이 산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대지의 힘을 받아 건강을 지켜주는 곳으로 여겨져 왔다. 약알칼리성 탄산천의 부드러운 수질로 보습력이 탁월하고 피로회복, 위장병,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가의 중앙에 있는 공동 온천장의 입구에는 옛 이야기에 전해지는 용궁성의 모양을 본뜬 빨간 칠의 누문이 세워져 있다. 1914년에 건축된 이 문은 빨간 벽돌의 도쿄역을 설계한 사가현 가라쓰시 출신의 다쓰노 긴고에 의한 것으로 다케오 온천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3천년 이상 내려오며 이름부터가 ‘옛날 온천’이라는 뜻인 ‘후루유 온천’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예로부터 일본 왕족들의 유원지로 사용되었을 만큼 전통적인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구하러 길을 나선 서복이 신의 계시로 발견했다는 온천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홍수로 온천이 자취를 감춘 후에도 학 한 마리가 이곳에 머물며 다리를 치유해 마을 사람들이 땅을 다시 파서 온천마을을 부활시켰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류머티즘과 신경마비, 근육통 치료에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며 알칼리 단순천으로 유황처럼 유색이나 부유물이 전혀 없는 무색 무취의 온천수가 특징이다. 산책이 온천욕을 즐긴 후 여유롭게 마을을 산책하고 관광하기에 좋다.
# 전 세계 미식가들이 모여드는 사가현만의 특산 음식들
맛의 도시로 불리는 사가현은 전통과 장인정신을 고집스럽게 지키면서 차별화되고 귀한 음식 맛을 자랑하는 음식점들이 많아 사시사철 미식가들로 북적인다. 사가현의 대표적인 맛이라면 최고급 브랜드 소고기인 사가규와 오징어 활어회, 사가 일본주 등을 들 수 있다.
사가현의 온화한 기후와 청정한 물, 맑은 공기로 사육되는 일본산 흑우 사가규는 일본식육등급협회에서 기준으로 하는 소고기 거래 등급에서 최상위 등급으로 인정받은 소고기에만 붙여지는 브랜드다. 부드러운 육질과 아름답고 선명한 마블링이 일품이다. 사가규 스테이크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육질과 입안을 꽉 채우는 육즙이 인상적이며 사가규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으면 찜으로 먹는 것도 좋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소 혀(규탄)도 추천할 만하다.
현해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려 신선한 오징어 활어회는 계절별로 잡히는 4∼5 종류의 오징어를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회로 요리한다. 투명한 빛에 촉촉한 맛이 뛰어나 특별한 별미로 손꼽힌다. 한 마리를 통째로 회로 즐기고 난 뒤 남은 부분은 튀김으로 먹을 수 있다.
또한 사가현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쌀의 산지로서 이 덕분에 맛있는 일본주 생산지로도 명성이 높다. 사가현에서 난 재료만을 사용하여 사가현 내 주조장에서 만든 일본주를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가 인정주로 지정하는 제도가 있어 매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동북의 일본주에 비해 감칠맛이 우수하고 입 속에서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2011년 영국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권위의 술 품평회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에서 사케 부문 챔피언을 차지한 나베시마는 사가 일본주의 맛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일본주다.
한편, 사가현은 티웨이항공 인천~사가 직항 노선을 이용하면 1시간 20분만에 도착할 수 있으며 후쿠오카 공항을 거치거나 부산에서 하카다 항을 거쳐 사가로 가는 방법도 있다. 사가 내에서는 교통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다양한 교통편이 운행되고 있는데, 사가공항에서 현 내 주요 관광지까지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리무진 택시와 사가공항~사가버스터미널 직행버스, 그리고 JR하카타역~우레시노~다케오~사가공항을 경유하는 ‘사가 쿠루쿠루 셔틀’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더불어 한국어가 지원되는 다국어 콜센터와 전용 관광 어플인 ‘DOGAN SHITATO’를 이용하면 사가현 관광과 맛집, 숙박, 교통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