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주개발은 국가 영역이었다.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야 하고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은 국가가 주도하고 기업은 정부 물량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국영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근 이런 양상이 바뀌고 있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이 등장하면서 우주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과거 천문학적 비용이 들었던 우주선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조 생산하면서 우주개발을 시장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계약을 맺고 2012년 10월부터 화물을 우주정거장(ISS)에 운반하고 있다. 화물뿐만 아니라 승무원까지 수송 가능한 유인 우주선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도 지난 23일 쏘아올린 우주선 발사체를 다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로켓 재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 번 쓰면 버려야 했던 우주선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발사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우주여행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와 래리 페이지도 2012년 우주개발 기업 ‘플래니터리 리소스’를 설립했다. 2022년부터 소행성에서 여러 광물을 채취하는 우주 광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민간기업, 특히 정보기술(IT)기업이 우주산업을 이끌고 있다. 우주산업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스페이스파운데이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우주시장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리면 아쉬움이 남는다. 인공위성 제작은 기업 참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핵심기술 발사체 기술은 국가차원에서도 걸음마 수준이다. 갈수록 우주산업에서 기업 파이는 점점 커질 것이다. 굳이 발사체는 아니더라도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는 많다. 우주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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